넷플릭스, 망사용료 소송서 패소.. SK브로드밴드 손 들어준 법원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업체인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운용·증설·이용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김형석)는 25일 넷플릭스 서비시스 코리아 외 1명이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일부 청구는 각하했다.

재판부는 이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협상의무 부존재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인다”면서 “대가 지급 의무에 관해서는 합의 하에 서로 연결하고 있고, 서로 합의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자유의 원칙상 계약 체결 여부,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는 당사자 협상에 따라 정해질 문제”라고 꼬집으며, “법원이 나서서 하라, 하지 마라 이렇게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화질별로 차등화된 요금을 받고 있는데, 화질을 높일 경우 통신망의 트래픽 소모가 커진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트래픽 관리에 대한 공동 관리 의무가 있다며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냈고, 넷플릭스는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 측은 “전 세계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연결해 인터넷에 콘텐츠를 제공한다”라며 “망 이용 대가를 넷플릭스가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인 SK브로드밴드 측이 콘텐츠 전송 의무를 부담하므로 전송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SK브로드밴드 측의 주장은 망중립성 원칙을 위반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 측은 “망 품질을 위한 것을 모두 국내 ISP에 전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 태도”라며 “ISP로서는 이용자로부터 이용료를 받고 콘텐츠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망 중립성에 대해서라면, ‘이용자에 따라 콘텐츠 내용에 차별이 없게 하는 원칙’이라며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1심 선고 후 SK브로드밴드 측은 “법원의 합리적 판단을 환영한다. 앞으로도 인터넷 망 고도화를 통해 국민과 국내외 CP(콘텐츠사업자)에게 최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