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산업화를 모두 달성한 공화국의 근원 '조선의 별빛'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2021. 6. 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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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분단국가 상태의 공화국이 70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달성하고 경제 강국이 된 정신적 근원을 탐구한 소설이 나왔다.

‘젊은 날의 홍대용’이라는 부제를 단 ‘조선의 별빛’(박선욱 지음·평사리 펴냄)은 18세기에 살았던 실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홍대용의 삶과 연구를 오롯이 전해준다.

‘조선시대의 가장 뛰어난 과학사상가’로 꼽히는 홍대용은 본관 남양, 자는 덕보, 호는 홍지였으며 담헌이라는 당호로도 널리 알려진 선비다.

소설은 18세기 조선을 청나라에 항복한 인조의 삼전도 굴욕을 되새기며 북벌을 주장하는 기득권 사대부 허세와 다양한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려는 선비들의 실학사상이 대립한 시기로 봤다.

바로 이 시기에 북학파 실학자 홍대용이 청나라 선진 문물을 직접 배우고 상공업을 육성하자고 주장했던 생각과 생활을 조명했다. 그는 천문, 역법을 공부해 사회 하부에 있는 농민들 삶 더 윤택하게 하고자 노력했다.

홍대용은 천문, 역학 등에 대한 오랜 공부와 사유를 통해 ‘우주무한론’을 제시한다. 우주에 중심과 주변이 따로 없듯이 지구도 마찬가지이며 조선이 세상의 중심적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하늘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당시 조선을 지배한 중국 중심 세계관과 ‘화이론’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버린 것이다. 그의 우주관은 북벌론이라는 망상, 소중화라는 헛된 자긍심을 내세워 기득권에 안주하는 양반 관료들의 위악에 맞서는 새로운 세계관의 시작이 됐다.

무한한 우주 속에 중심은 없다는 상대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했던 홍대용은 정통 노론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유학에 머물지 않고 천문학, 수학 등 자연과학으로 학문 세계를 넓혔다.

그의 사상과 연구는 후학들에게 큰영향을 미쳐 조선 후기 실학파 백탑파의 토대가 됐다.

실학파는 이후 현대 한국 사회에서 학생운동이 스스로를 ‘새 실학’이라고 부르는 정신적 표상이 됐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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