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휴가땐 놀러가야죠.."나는 밤 10시에 세탁기 냉장고 보러 간다" 무인매장 가보니 [르포]
LG전자가 지난달부터 운영을 시작한 '야간 무인매장'이다. 낮에는 일반 매장이었다가 직원들이 퇴근한 밤에는 무인매장이 된다. 오후 8시 30분부터 자정까지 평일·주말 동일하게 운영된다.
현재 LG전자는 불광본점을 비롯해 강서본점, 금천본점, 봉천점, 쌍문본점, 서초본점 등 서울에만 총 6개 매장을 무인으로 운영한다. 가전회사 가운데 최초 시도다. 이에 앞서 시범 운영한 파일럿 매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물론 직원이 없는 만큼 구매는 할 수 없다. 구경과 체험만 가능하다.
LG 베스트샵 야간 무인 매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운영됐다.
무인매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간단한 절차가 필요하다. 동화 속 '열려야 참깨'라는 주문을 외면 문이 열리듯 매장 입구를 통과하기 위해선 일종의 관문이 있다.
'QR코드' 체크다. 정문 앞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간단한 신상과 건강 문진표를 작성하면 입구로 들어서는 자동문이 스르르 열린다.
무인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직원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품을 구경하고 싶지만, 직원과 대면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지난주 LG 베스트샵 야간 매장을 방문했다던 한 이모(44)씨는 "구경하려하면 설명해주는 직원들이 오히려 더 부담인데, 편하게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어서 좋다"며 "눈치보지 않고 제품도 편하게 체험했다"고 말했다.
특히 결혼을 앞뒀지만 시간이 나지 않는 30대 직장인들 사이에 반응이 좋다고 한다.
올 10월 결혼을 앞둔 직장은 한모(32·여)씨는 "가전제품을 구경하거나 구매할 때 따로 시간을 내 방문해야하지만 무인매장이 운영되면서 밤에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주말이나 휴가를 쓰지 않아도 돼 최근 자주 이용했다"고 했다.
불광동에 거주하는 윤모(45·남)씨는 "지난주 스타일러를 온라인으로 주문했데 실물이 보고 싶어 무인매장에 들린 적있다"며 "직원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볼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가전뿐만 아니라 완성차 같은 고가 제품 업계와 통신 업계도 무인 매장 바람이 불고 있다. 대화보다는 디지털 매체로 정보를 찾는 것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서울 송파구 현대자동차 전시장은 평일 저녁 8시, 주말 저녁 6시 30분부터 저녁 10시까지 딜러가 없는 '무인 전시장'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된 이 매장은 총 4층이다. 지하1~2층은 고객용 발렛 지하주자창이고, 1~3층은 전시관이다. 이 매장을 찾는 고객 중에선 30대의 비중이 월등하게 높다고 한다.
입장 방법은 LG베스트샵처럼 QR코드를 찍는 방식이다. 구경을 하다 차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고객은 전시장 1층에 있는 키오스크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입력하면 다음 날 '전문 카마스터'를 통한 상담도 진행할 수 있다.
이 매장들은 안면인식이나 QR코드 인증과 같은 방법으로 입장한다. 매장에선 무인 코너에서 휴대폰이나 유심을 자판기처럼 뽑을 수 있고, 다양한 브랜드 스마트폰을 직접 써볼 수 있다.
여기에 통신사들은 키오스크를 통한 '셀프 번호 개통'과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클릭 몇 번으로 내가 원하는 요금제와 선호 번호를 찾아 개통할 수 있다.
이통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무인 매장을 도입하는 이유는 비대면 문화와 인건비 절약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이통사들의 무인 매장 트렌드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MZ세대 고객 특성과도 잘 맞는다.
코로나19로 언택트족이 늘면서 비대면 주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선 개통부터 요금 조회, 납부까지 복잡한 통신업무를 소비자가 키오스크를 통해 직접하면서 불필요한 인력 채용을 줄일 수 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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