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영국行 막아… 델타 변이에 유럽 다시 방역 강화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6. 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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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 시각) 벨기에 정부는 유럽에서 가장 코로나 델타(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많이 퍼진 영국을 ‘매우 위험한 국가’로 지정했다. 26일부터 예외적인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영국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미 영국에서 오는 사람들을 의무적으로 격리하고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수도 리스본에 델타 변이 확진자가 급증하자 주말 동안 리스본 시민들이 시 경계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델타 변이 위력에 유럽 각국이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고 하나둘 문을 다시 닫기 시작한 셈이다.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북서부 컴브리아의 한 상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영국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이달 초 3천 명 선이었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최근에는 1만 명대로 크게 늘었다./AFP연합뉴스

◇유럽 다시 봉쇄 정책 속속 도입

델타 변이 감염력은 심상치 않다. 영국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24일 1만6703명으로 이틀 연속 1만6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넉 달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확진자 90%가량이 델타 변이 감염자로 드러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8월 말까지 델타 변이가 EU 내 코로나 감염자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비공개 토론에서 “그리스·키프로스 등이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데, EU 당국 승인을 받지 못한 이런 백신은 델타 변이에 효능이 있는지 불확실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스·키프로스는 관광 산업 비율이 높다 보니 러시아산이나 중국산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데, 그리스·키프로스를 거쳐 EU 다른 국가들로 델타 변이가 확산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에도 “독일처럼 EU 다른 회원국이 영국에서 오는 사람들을 의무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4일 브뤼셀에서 “EU 당국 승인을 받은 백신만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도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나라다.

보건 전문가들은 얼마 전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를 주목하고 있다. 자칫 델타 변이 확산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불안이다. 오는 29일 런던에서 열리는 잉글랜드와 독일 간 16강 경기를 앞두고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프랑크 울리히 몽고메리 세계의료협회 독일지부장은 “유로 2020 경기 관람을 위해 영국을 방문하는 것을 자제해달라”면서 “백신을 맞은 이들도 런던을 여행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경고했다.

콜롬비아 소녀의 코로나 비극 - 24일(현지 시각)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한 어린이가 코로나로 사망한 가족 무덤에 나무를 심기 위해 삽으로 땅을 파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는 23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3만2997명 발생했고, 689명이 사망했다. 콜롬비아의 누적 코로나 사망자는 10만2600여명이다. /AP 연합뉴스

◇국내선 7월 새 거리 두기 큰 변화 없어

아직 국내에선 델타 변이 여파는 미미하다. 7월부터 들어가는 새 거리 두기 시작 시점을 바꾼다든지 등 관련한 정책 변화는 예고되지 않는 상태다. 국내 델타 변이 감염자가 지난 19일 기준 190명. 아직은 감염 ‘초기 단계’란 판단에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아직 거리 두기 완화를 유예하겠다는 지자체는 없다”면서 “다만 다음 주 확진자 추이까지 살펴보고 2주 정도 유예 기간을 설정할지 결정하겠다는 지자체는 있다”고 말했다. 변이 대응을 위한 부스터 샷(추가 접종) 시점 등에 대해선 각국 연구나 사례를 검토한 뒤 추후 발표하겠다는 설명이다.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있는데 다음 달부터 완화된 새 거리 두기 체계가 시행된다는 점도 방역 당국의 고민이다. 그간 미뤄둔 모임·회식이 집중되며 급격한 방역 이완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방역 조치는 국민의 생활과 국민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7월 중 지나친 사회적 이완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어 자제를 부탁드린다”며 “특히 각종 행사에서 방역 관리가 적절히 될 수 있도록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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