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팬케이크처럼 눌려"..미 마이애미 12층 아파트 붕괴 생존자 구조 난항
보수 작업 앞둔 40년 된 건물
"폭격 받은 듯 한순간에 무너져"
원인 조사 중..추가 붕괴 우려
[경향신문]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24일(현지시간) 아파트 일부가 무너져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아파트 거주자 중 150여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피해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에 있는 12층짜리 챔플레인타워 아파트의 일부가 이날 오전 1시30분쯤 무너졌다. CNN 등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아파트의 중간 부분이 마치 폭격을 받은 것처럼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몇 초 뒤 추가 붕괴가 발생했으며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인근 호텔에 투숙 중인 알렉시스 왓슨은 워싱턴포스트에 “놀라서 뛰어나와 보니 잔해만 보였고 건물이 사라졌다”면서 “사람들이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치는 게 들렸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아파트 135가구 가운데 55가구가 붕괴됐다고 밝혔다.
경찰 및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30분 뒤부터 구조작업에 나섰다. 구조대원들은 건물 잔해에 깔린 주민 2명을 포함해 35명을 구조했다. 심야에 주거용 건물이 붕괴했기 때문에 사고 당시 주민 상당수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당국은 해당 아파트 거주자 120명의 안전이 확인됐지만 150여명은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색견과 음파탐지기, 절단장비 등이 동원된 대규모 수색 및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건물이 폭삭 내려앉은 데다 추가 붕괴 및 화재 위험까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레이 자달라 마이애미데이드 소방서 부서장은 “구조물을 걷어내려고 할 때마다 대원들에게 돌무더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건물이 팬케이크처럼 눌렸다”면서 “생존자들을 찾으려는 우리 노력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당국은 구조작업이 일주일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고 건물은 1981년 해변을 끼고 건설된 콘도미니엄식 아파트다. 중남미인들도 많이 거주했는데 파라과이 대통령 부인의 자매와 가족이 실종된 상태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는 각각 자국민 9명과 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건물 붕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당국은 구조작업이 종료된 이후 붕괴 원인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USA투데이는 이 건물이 1990년대부터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발표된 적이 있으며, 2015년에는 건물 외벽에 금이 가는 등 관리가 부실하다면서 소유주가 관리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일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규정에 따라 40년 이상 된 건물이 받아야 하는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대규모 보수작업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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