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법무장관 보좌 검사들, 핵심 보직 '줄이동'

박은하·전현진 기자 2021. 6. 25. 21: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찰 인사 단행..고검검사급 650여명 '역대 최대 물갈이'

[경향신문]

법무부가 25일 검찰 중간 간부인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검사 등 65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검찰 물갈이가 이뤄졌다.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보좌한 검사들은 대거 요직으로 이동했다. 여성 검사들의 핵심 보직 발탁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현 정부 관련 주요 사건의 수사팀이 대부분 교체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예상된다.

박철우·진재선·김태훈 검사
중앙지검 2·3·4차장으로 영전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보직인 2·3·4차장검사 자리에는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던 검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이 2차장, 추미애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지낸 진재선 서산지청장이 3차장,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이 4차장으로 각각 보임됐다. 앞선 고위 간부 인사에서는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했다. 주요 수사를 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사실상 법무부 장관 참모들로 구성된 셈이다.

공보 담당에는 여성 검사들 중용
법무부 박현주·대검에는 서인선

여성 검사들의 요직 이동도 눈에 띈다. 특히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의 공보를 모두 여성 검사가 맡게 됐다. 법무부 대변인에 박현주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대검 대변인에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이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도 이혜은 평택지청 형사1부장이 맡는다.

검찰 조직문화를 꾸준히 비판해 온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옮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를 주도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했다.

‘미투’ 서지현, 디지털성범죄TF
임은정은 법무부 감찰담당관
변필건·이정섭·이상현 등 좌천
권력 의혹 수사 사실상 ‘스톱’
내부선 “조선시대 사화 보는 듯”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은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문지선 법무부 아동인권보호 특별추진단 팀장은 법무부 형사법제과장에 전보됐다.

현 정부 관련 주요 사건 수사팀장은 대부분 교체됐다.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그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겨냥한 청와대의 기획사정 의혹 사건을 수사해왔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을 기소한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보직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전보됐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했다.

사법농단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삼성 불법합병 의혹 사건의 재판을 담당해오던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1·2팀은 정식 직제 부서인 공판 전담부로 재편된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 일가 사건의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1팀장 단성한 부장검사는 청주지검 형사1부장으로 이동했다.

삼성 불법합병 의혹 사건 재판을 맡던 특별공판2팀장 김영철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장으로 이동했다. 특별공판팀은 사법농단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검사들이 공소유지까지 전담하기 위해 꾸려진 공판 전담팀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1팀은 팀장이 인사로 이동했기 때문에 공소유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2팀은 팀장 포함 전원이 그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현상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이모 대전지검 검사는 부부장검사로 승진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전보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정권 관련 의혹 사건 수사팀장의 대거 교체와 관련해 이날 취재진에게 “수사는 필요성이나 요건이 있으면 후임자에 의해서도 연속성을 갖고 할 수 있으니 과하게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이번 정권처럼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정권 친소에 따라 인사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마치 조선시대 때 사화가 한번 벌어지면 반대편을 멸족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박은하·전현진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