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20만원 턱밑..삶의 끝자락, 폐지 줍는 노인들
폐지를 줍는 노인들은 노년층의 빈곤과 복지의 부족함을 보여주는, 한마디로 우리 사회의 그늘 입니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처음으로 폐지를 줍는 노인, 1000명을 조사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만 쉬는데도 한 달에 20만 원도 못 버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김지성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78살인 김모 할아버지가 손수레를 끌고 고물상으로 들어갑니다.
한 손이 불편해서 겨우 폐지 더미를 내립니다.
[김모 씨/78세 : 밥 갖다 죽이라도 먹어야 하니까 하는 거예요. 죽을 쒀서 먹어야 세 끼를 먹어요.]
오늘(25일) 주운 폐지는 57kg입니다.
새벽 6시에 나와서 점심 때까지 쉴 틈 없이 모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주머니에 넣은 돈은 7천 원입니다.
보름을 주워야 벌 수 있는 돈을 손수레를 끌다 한 순간에 날린 적도 있습니다.
[김모 씨/78세 : 차 상처가 날까 말까 한데 차주가 페인트값 10만원 달라고 해서 줬어요.]
79살 이완순 할아버지도 여느 때처럼 길을 나섰습니다.
식당에서 주방 보조로 일했는데, 지난해 주인이 바뀌면서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코로나19로 택배 주문이 늘면서 재활용 할 수 있는 폐지의 값은 올랐습니다.
하지만, 덩달아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이완순/79세 : 폐지값이 올랐다 그럴까. 서로가 남녀 할 거 없이 다 하니까.]
쉬는 날은 오롯이 날씨에만 맡깁니다.
[이완순/79세 : 쉬는 날 없어요. 비 오는 날 쉬어야지, 비 오는 날.]
인천시가 이렇게 폐지를 줍는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70대 노인이 가장 많았고, 일주일에 하루 빼곤, 매일 폐지를 줍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도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20만 원이 채 안 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9명은 폐지를 줍는 게 유일한 돈벌이였습니다.
[양지훈/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 부연구위원 :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활동이 나중에 더 고부가가치를 갖는 활동으로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인천 한 곳에서만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사람이 3,700명에 달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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