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밝혀달라" 마지막 외침..고 최숙현 선수 1주기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말을 남기고 고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내일(26일)이면 1년입니다.
[최영희/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 1주기인데 이게 가까우니까 사실 생각도 많이 나고, 빨리 숙현이의 마음을 몰랐던 게 그게 제일 아쉬워요.]
오늘 새벽에는 최숙현 선수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자전거 탄 사람들이 올해도 한강공원에 모였습니다.
등에는 하얀 국화를 꽂았습니다.
[애도하는 마음을 갖겠습니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최숙현 선수를 기억하며 철인3종 동호인도, 현직 선수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경주시청 철인3종팀에서 감독과 운동처방사, 선배 선수의 지속적 폭행과 괴롭힘에 시달리던 끝에 생을 마감한 최숙현 선수.
마지막 넉 달 동안 대한체육회·경주시청 등 6개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손을 내밀어준 곳은 없었습니다.
[최영희/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2020년 7월) : 앞으로 이 땅에 숙현이처럼 억울하게 당하는 운동선수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22살 딸을 먼저 가슴에 묻은 부모는 이 말을 지키려고 버텼고, 동료들도 용기 내 증언에 나섰습니다.
[A씨/동료 (2020년 7월) : 폭력이 무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그것이 운동선수들의 세상이고 사회인 줄 알았습니다.]
운동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던 체육계의 인식도 달라졌습니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했고, 인권침해 신고 의무를 강화한 일명 '최숙현법'도 생겼습니다.
가해자들에겐 징역 4년에서 8년 형이 선고됐고, 최 선수의 죽음은 국내 체육계 최초로 업무상 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됐습니다.
그러나 용기 내 피해를 증언했던 동료들은 다른 가해 선수에게 4억 원대 소송을 당했습니다.
3년 전 고의로 부상을 입혔다는 건데, 선수들은 보복성 소송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지은/동료 : 보복성으로밖에 안 보여요. 가해자는 뻔뻔하게 웃고 다니고, 피해자인 저희들은 무서워서 숨어다니고…이건 아니잖아요.]
"조금만 더 참아보자" 말했던 게 가장 후회된다는 아버지는, "더는 이렇게 고통받는 선수가 없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영희/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 조금이나마 도움 될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어요. 그걸 우리 숙현이가 바란 바가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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