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검찰 중립'에 나쁜 선례 만드는 윤석열 대선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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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더라도, 그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임박한 시점에서 '검찰총장의 정치 직행이 옳으냐'는 원칙적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2월 전국지검장회의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다.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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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특정 진영의 대선후보로 떠오른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 뒤 선거에 뛰어드는 우려되던 상황이 현실화했다. 그동안 윤 전 총장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더라도, 그의 공식 출마 선언이 임박한 시점에서 ‘검찰총장의 정치 직행이 옳으냐’는 원칙적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2월 전국지검장회의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다.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스스로 ‘정치 직행’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경구를 정면으로 배반한 꼴이 됐다. 윤 전 총장이 현직 때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주도했던 수사들은 정치적 의도를 더욱 의심받고, 그가 내세운 정의와 공정이란 지향점마저 퇴색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사안이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평판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검찰총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막강한 권한을 누리는 만큼 그에 걸맞은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윤 전 총장의 선례는 앞으로 그 직위에 오른 인물이 공적 권한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을 국민들 사이에 심어줄 것이다. 검찰의 생명인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훼손되는 셈이다. 차기 집권세력이 검찰총장에 자기 사람을 앉히고 검찰을 장악해야 한다는 유혹을 더 강하게 받거나, 역으로 검찰총장의 정치 참여를 제한하는 입법이 이뤄질 수도 있다. 양쪽 모두 검찰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현 정권이 윤 전 총장에게 중도 사퇴와 정치 참여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격한 갈등이 불거지면서 윤 전 총장이 야권 지지층의 선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검찰의 중립과 독립성을 위해 정권과 대립해온 것이라면 이후 행보도 그에 보탬이 되는 방식이어야 한다.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검찰 중립의 가치를 옹호하는 데 힘을 쏟는다면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정치와 검찰 사이의 방화벽을 두텁게 하는 데 기여하기는커녕 그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들어버렸다. 검찰의 중립에 독이 되는 나쁜 선례를 만들고 있다. 이는 윤 전 총장 개인을 위해서나, 검찰 조직을 위해서나, 국가의 법치 질서를 위해서나 불행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선택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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