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인혁 COO 사의.."알맹이 빠졌다" 내부 불만 여전(종합)
지난 5월 개발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25일 사의를 표명했다. 네이버(NAVER)는 자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확인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네이버 리더십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조직 체계도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조사 결과와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입장 표명이 없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내는 등 사건을 둘러싼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5일 오후 사내 영상으로 직원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변 의장은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대상자들에게는 확인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각각의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징계내용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부 대상자는 퇴사 권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직원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정확히 한 달 만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성남시 분당구 인근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의 메모와 함께 한 네이버 개발자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초 네이버 자체 조사 결과 발표는 이달 말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날까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고, 네이버 노동조합 역시 고용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8일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내놓기로 했다. 그간 고인의 근무일지 등 자료를 공유받지 못한 노조 측은 사측의 선제적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요일 오후 갑작스럽게 이뤄진 네이버의 깜짝 발표를 두고 직원 반발을 줄이기위한 계산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전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회 노동환경위원회에 출석해 네이버 사건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못 박은 것도, 더는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사건 관계자 징계와 함께 경영 쇄신에 나선다. 본사 직원만 3000명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한 네이버의 조직 체계에 걸맞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변 의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뤄지는 경영 체계의 변화가,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최고경영자(CEO)·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소수의 C레벨 경영진으로 구성된 CXO 체계를 바꿔 더 많은 리더를 선발해 역할과 책임을 분산한다. 4명의 CXO에게 많은 권한이 집중되다 보니 인사 문제 등에서 허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할 예정이다. 논의는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시작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직원 대상의 메일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과를 전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전체 조직 문화를 다시 들여다보고 점검하면서 네이버가 생각하는 리더십과 건강한 문화는 어떤 것일지 등을 고민하고 세워나가는 노력을 최고경영자(CEO)의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자체 조사와 징계 결과가 발표됐지만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그룹 총수인 이해진 GIO의 입장 표명이 없었던데다 최측근인 최 COO의 사의도 '보여주기 식'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최 COO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네이버 법인 내 모든 직위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COO와 등기이사, 광고 부문 사업부인 비즈 CIC(사내독립기업) 대표 등을 내려놓는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다른 법인의 직책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이 그룹 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최 COO의 영향력은 별 차이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 COO는 가해자의 괴롭힘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고용부 조사도 한 차례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네이버 구성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원래도 파이낸셜에 집중했는데 일만 줄여준 것 아니냐",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다", "너무 두루뭉술한 결론", "결국 바뀌는 게 없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 이 GIO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불만 요인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이 GIO는 사내이사는 물론 등기임원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끄는 총수의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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