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입문? 나무위키 읽으며 뮤비 보기부터 시작

한겨레 2021. 6. 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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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의 방탄소년단 다시보기][이재익의 방탄소년단 다시보기] ④ 이걸 놓치면 찐 아미가 아니지
미국 <에스엔엘>에 에마 스톤과 함께 출연한 방탄소년단.

세상에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있다. 이런 질문은 어떨까? “방탄소년단(BTS)에 입문하려면 뭐부터 듣고 보는 게 좋을까요?”

이건 마치 지금도 생겨나고 있는 전세계 수많은 맛집 중에서 종류 가리지 않고 몇곳만 추천해달라는 요구와도 같다.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콘텐츠는 이미 수억개 존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가 팽창하듯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무려 우주라는 비유를 쓴 이유는 방탄소년단 콘텐츠의 핵심이 ‘우리’(We)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인 ‘위버스’라는 플랫폼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천만명이 가입해 활동 중인 이 우주에서는 새로운 별들이 생성되듯 매달 콘텐츠가 천만개 이상 만들어진다. 이번 칼럼은 위버스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팬 활동을 즐기는 분들이 아닌 일반 독자들을 위해 입문용 영상들을 추천해드리도록 하겠다. 아, 나는 아직 방탄소년단에 빠지지 않은 분들이 너무 부럽다. 까 먹지 않은 사탕을 주머니 가득 갖고 있는 친구를 부러워하듯 말이다.

기본적으로 앨범 타이틀곡을 다 들어보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일 쉬운 방법은 ‘나무위키’(누구나 편집에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에서 방탄소년단을 검색해 읽어보면서 뮤직비디오를 보는 거다. 일단 나무위키 정도의 설명과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섭렵했다면 그다음은 영화다. 2018년에 나온 <번 더 스테이지>가 방탄소년단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면, 2019년 <러브 유어 셀프>는 세계 20개 도시 순회공연 중에서 서울 무대를 영화로 담아냈다. 같은 해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브링 더 솔>은 방탄소년단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길잡이 같은 작품이다.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도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시카고·뉴욕, 브라질 상파울루,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 등 수만명씩 수용하는 스타디움을 도는 공연으로 세계를 정복한 방탄소년단의 역사를 담았다.

2018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공연 모습.

시상식 무대 영상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너무 많은 상을 받아서 고르기가 참 어려운데 딱 세개만 꼽아보겠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에 상륙했던 역사적 순간을 담은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디엔에이’ 무대와 2018년 ‘페이크 러브’ 무대를 이어 보길 추천한다. 사회자인 켈리 클라크슨이 세계 최고 팝스타들을 줄줄이 호명하다가 방탄소년단을 부르는 순간, 관객들의 함성에 공연장이 마비되며 팝스타들이 깜짝 놀라는 순간은 보고 또 봐도 짜릿하다. 그리고 2018년 ‘멜론 뮤직 어워드’의 ‘아이돌’ 무대를 추천한다. 이 공연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동양과 서양의 만남, 혹은 전통과 혁신의 조화, 이런 진부한 표현으로 감동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

방송 출연 역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팝시장의 중심인 미국의 주요 토크쇼에 전부 출연한 터라 분량이 방대한데, 배우 에마 스톤이 아미로서 팬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2019년 <에스엔엘>(SNL)을 먼저 추천한다. 방탄소년단을 직접 만난다는 생각에 흥분해서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셀럽 아미’ 에마 스톤의 표정을 볼 수 있는 티저 영상부터 본편, 그 외 관련 영상들이 다 사랑스럽다. <엠티브이>(MTV)에 출연해서 콜드플레이의 명곡 ‘픽스 유’를 리메이크한 영상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후반부에 진이 소름 끼치는 하이톤으로 내지르는 순간이 있는데, 21세기의 카타르시스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멤버들마다 캐릭터가 워낙 확실해서 그런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웃음 폭탄이 터지는데, 자체 제작하는 <달려라 방탄> 영상부터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방탄소년단 자체 제작 예능 <달려라 방탄>.

짧은 지면에 다 언급하지 못한 콘텐츠가 정말 많아서 아쉽다. 독자님들이 추천하는 방탄소년단의 필수 감상 목록이 있다면 댓글로 보라합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신곡 ‘버터’가 4주째 빌보드 ‘핫 100’ 싱글 차트 1위를 수성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언젠가부터 그들이 걷는 길은 모두 굽이굽이 기록되고 있다. 지금까지 거둔 기록과 성취만 해도 차고 넘치지만 그들은 아직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런 어마어마한 콘텐츠를 우리에게 선사하기 위해 그들이 흘릴 피땀 눈물을 생각하면 이제 좀 쉬엄쉬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삼촌 아미’의 마음이랄까. 필자가 지칠 때마다 약처럼 먹었던 방탄소년단의 노래 ‘낫 투데이’의 가사를 슬며시 바꿔 적으면서 4회에 걸친 여름 특집 ‘방탄소년단 다시보기’를 마무리할까 한다.

‘언젠가 꽃은 지겠지만 오늘은 아니지.
죽기에는 오늘 너무 날이 좋잖아.
두려움 따위는 버리고 유리천장 따위는 부숴버려.
날아갈 수 없으면 뛰고, 뛰어갈 수 없으면 걷고, 걸어갈 수 없으면 기어서라도 간다.
함께라는 걸 믿어.
방탄소년단이란 걸 믿어.
총, 조준, 발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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