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추행 사건 116일째 계속되는 늑장 수사, 구속은 1명

김나경 2021. 6. 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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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116일째.. 계속되는 '늑장 수사'
25일 수사관계자, 군사경찰단장 등 5명 피의자 전환
2차 가해, 허위 보고 및 부실수사 등 각종 혐의 난무
늘어나는 피의자에 軍 당국자 "계획보다 늦어질 수도"
[성남=뉴시스]박주성 기자 = 지난 6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이모 중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파이낸셜뉴스] 오늘(25일)은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116일째 되는 날이다. 하지만 성추행 피의자 장 모 중사를 제외하고는, 구속된 피의자가 없다. 군 당국은 여전히 사건을 조사·수사 중이다.

■ ‘강제추행’ ‘직무유기’ ‘허위보고’ 피의자만 18명
공군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 관련, 현재까지 입건 된 피의자들이 받는 혐의다. 25일 오전 기준 피의자는 18명에 달한다. 군 당국은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정례적으로 가동, 신속한 수사를 약속했지만, 성추행 '본 사건'뿐 아니라 신상 유출 등 '2차 가해'와 군사경찰 및 공군 측의 '부실수사, 허위보고'까지 더해져 수사 종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20전투비행단 군사경찰 수사관계자 1명과 공군 군사경찰단장 포함 군사경찰 4명 등 총 5명이 피의자로 전환됐다. 이갑숙 공군 양성평등센터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20비행단 군사경찰 수사관계자 1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또 다른 수사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20비행단은 지난 3월 2일 성추행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속해 있던 부대로, 20비행단 군사경찰은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 등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20비행단 군사경찰은 성추행 사건 당시 차량의 블랙박스 파일을 제출 받고도 성추행 피의자 장 모 중사를 구속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경찰 수사관은 장 중사가 피해자에게 보낸 '용서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문자를 '사과의 의미로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 키웠다.

이날 국방부 조사본부는 "그동안 20비행단 군사경찰 수사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초동수사 부실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소환조사, 거짓말탐지검사, 디지털포렌식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통해 범죄혐의점들을 확인해왔다"며 "형사 입건된 피의자를 빠른 시간 내 국방부 검찰단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 계룡대 정문에 공군본부 현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성추행 피해자 사망을 '단순 사망'으로 허위보고 했다는 혐의를 받는 공군 군사경찰단장 등 군사경찰단 4명도 입건됐다. 국방부는 25일 오전 공군 군사경찰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며, 이들을 허위보고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공군 군사경찰단은 상부에 공군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 보고 시, '단순 사망'이라고 허위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군사경찰이 부사관의 성추행 피해 사실과 극단적 선택 간 관련성을 은폐하기 위해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일부러 누락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 군인권센터는 "군사경철단장은 실무자에게 4차례에 걸쳐 보고서에서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전하며, "공군 군사경찰을 이끄는 병과장이 직접 국방부에 허위로 보고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처음 부사관 사망 사건을 보고 받을 당시, '단순 사망사고'로 정식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5월 25일 처음으로 성추행 관련 사망사고라는 것을 공군참모총장에게 보고 받았다"며 "조사본부에서 24일 단순 사망사고로 정식 보고를 받았고, 공군참모총장에게 25일 유선을 통해 성추행 관련 사망 사건이라는 것을 보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늑장 보고' 등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이갑숙 공군 양성평등센터장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센터장은 부사관 성추행 사건을 신고 이틀 만에 인지했지만 한 달 후(4월 6일)에야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에 보고하는 등 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난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즉시 보고) 지침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피의자들은 10여 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피의자가 10명 이상 되고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계속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며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져 (심의위워원회) 회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은 지난 3월 2일 발생했다. 피해자 이 중사는 20비행단에서 15비행단으로 전속한 후, 지난 5월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오늘(25일)은 사건이 발생한 지 116일째 되는 날이다. 하지만 성추행 피의자 장 모 중사를 제외하고는, 구속된 피의자가 없다. 군 당국은 여전히 사건을 조사·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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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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