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연 700억 내는데..넷플릭스 한국서 '공짜' 망사용 못한다
넷플릭스보다 트래픽 적은
네이버도 年700억 사용료 내
"역차별 해소" 업계 일단 환영
하루이용자 174만명 넷플릭스
요금 올려 비용 떠넘길 우려
디즈니플러스·아마존프라임
한국 진출 앞두고 계산 분주
2020년 4월 방송통신위원회 중재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고 법원에 판단을 맡겼던 넷플릭스로서는 1년2개월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가 됐다. 넷플릭스는 이날 입장문에서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 무임승차가 아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항소 여부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소송 당사자인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ISP 업계는 합리적 판단이라며 고무적인 분위기다. 양측 갈등의 핵심 쟁점은 '망 이용 대가'를 무엇으로 정의하느냐다.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데이터 전송량(트래픽)이 급증했고, 통신망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이 SK브로드밴드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망 품질 관리 의무는 ISP에게 있는 만큼 CP인 우리가 망 이용 대가를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는 유튜브를 서비스하는 구글과 국내 이용자 1432만명을 확보한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이 매년 망 이용 대가로 수백억 원을 내고 있고, 넷플릭스도 다른 나라에서 망 이용 대가 명목은 아니지만 통신사업자에게 수익 일부를 배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네이버는 2016년 기준 망 이용 대가 734억원을 지불했다고 공개했다. 당시 카카오는 300억원, 아프리카TV는 150억원 수준의 망 이용 대가를 통신사 측에 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캐시서버 비용' 명목으로 수억 원 수준만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가 유발하는 트래픽 양을 감안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과학기술정통부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구글(사용자 8227만명)은 국내 전체 트래픽의 25.9%를 유발했고, 넷플릭스는 174만 사용자가 4.8% 트래픽을 차지했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망 이용 대가가 아니더라도 국내외 여러 사업자와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일찍 제휴 계약을 맺어 넷플릭스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일종의 망 이용 대가를 받는다. KT는 넷플릭스가 요구하는 캐시서버를 설치하지 않는 대신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바탕으로 양 사가 별도 협의를 통해 품질을 확보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번 판결은 각국 정부가 IT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한국도 지난해부터 관련 규정을 강화해온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이른바 '넷플릭스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직전 연도 10~12월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발생 트래픽 양이 국내 총 트래픽 소통량의 1% 이상인 사업자에게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올해 대상 사업자는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콘텐츠웨이브다.
'망 중립성 원칙'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망 중립성 원칙이란 인터넷 트래픽에 대해 데이터 내용이나 유형을 따지지 않고 생산·소비 주체에게 차별 없이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플릭스는 특정 서비스에 망 이용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콘텐츠 차별을 금지하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ISP 업계는 "예를 들면 차량 1만대를 운행하는 사업자와 1대를 모는 사람이 똑같은 교통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넷플릭스가 '구독료 인상' 카드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후 넷플릭스가 항소하고 SK브로드밴드가 패소하는 경우에도 결국 품질 유지 비용을 '통신료 인상'으로 벌충해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찬옥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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