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동 vs 개인정보 침해..백신여권 '설왕설래' [Digital+]

신찬옥 2021. 6. 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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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달 1일부터 전면 발급
일본도 올림픽 앞두고 속도
중국은 이미 서비스 진행중
美, 사생활 보호 논란 일어나
20여개 州 정부 도입 않기로

"'국경 없는 유럽'이 돌아오기를 바란다. 백신여권으로 27개 회원국 수백만 명이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다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은 앞다퉈 '백신여권'을 도입하고 있다. 다시 열릴 시장을 선점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그리고 코로나19로 급감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작년 유럽 내 관광객 소비 규모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64%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달 1일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백신여권이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보이지만 각국의 입장 차가 크고 단일화된 시스템이 없어 세계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U는 지난 14일 백신여권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1일부터 '디지털 코로나19 증명서(EUDCC)'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들이 자체적으로 백신여권을 발급해왔는데, EU 차원에서 정식 승인되면서 백신여권 소지자들은 대다수 회원국에서 격리와 의무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EU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뿐 아니라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해 항체를 가진 경우,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에도 백신여권을 만들어준다. EU 거주자에게만 발급되며, 디지털이나 QR코드가 포함된 종이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은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여권 발급을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급하는 백신 접종 종이 카드와 동일한 정보를 담은 디지털 사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백신여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백신을 맞은 캘리포니아주 거주자는 이름과 생년월일, 이메일, 휴대폰 번호를 보건당국에 제공하면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디지털 사본 링크와 QR코드를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를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백신여권 특성상 미국에서는 프라이버시 논란이 한창이다. 개인 건강 정보 등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20여 개 주 정부는 백신 여권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비상이 걸린 일본 정부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백신여권을 다음달부터 발급한다. 그런데 디지털 시스템이 아닌 종이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백신접종 증명서를 7월 중하순부터 발행한다고 발표했고,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도 "백신여권을 빨리 발행하기 위해 처음에는 종이로 발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종이로 된 백신여권에는 이름과 국적, 여권번호와 함께 백신 접종 날짜 등이 기재된다. 일본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본국을 방문할 때도 백신여권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3월부터 자국 국민 메신저 위챗에서 미니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 '건강코드(젠캉바오)' 기능을 활용해 백신여권과 QR 체크인 기능을 함께 서비스해왔다. 백신 접종 이력, 유전자 증폭 검사 결과, 항체 형성 유무는 물론 백신 제조 업체와 종류, 접종 날짜 등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젠캉바오는 우리 QR 체크인 같은 코로나19 관련 추적 앱이다. 모든 기관 건물과 상점 출입은 물론 본인이 사는 아파트까지 젠캉바오가 없이는 들어갈 수 없어 중국에서는 필수 앱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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