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에도 尹 리스크 여전..29일 '메시지'가 관건

최동현 기자 2021. 6. 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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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권 출마' 선언을 예고했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모호한 행보와 전언 정치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뚜렷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이 기대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떠밀려서 선언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29일 출마 선언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비전과 정치적 행보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지지세가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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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밝히겠다" 예고했지만..비전·입당 등 구체성에는 '물음표'
"간석열·윤차차 반복하면 역풍'..홍준표·최재형 움직임도 '악재'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에 문을 여는 우당 기념식 개관식에 참석해 취채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6.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권 출마' 선언을 예고했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모호한 행보와 전언 정치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뚜렷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쟁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최재형 감사원장이 동시다발로 '대권 행보'를 시작한 점도 윤 전 총장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 여론의 조명이 분산될 경우 '선언 효과'가 반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전 총장은 전날(24일) 부대변인을 통해 "오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사실상 대선 출마를 예고했다.

윤 전 총장은 손수 작성한 선언문을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평소 강조했던 '공정', '상식', '헌법정신' 등이 핵심 키워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은 현장에서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일문일답 형식으로 답변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아끼고 있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지 118일 만에 결심을 굳힌 셈이지만, 정치권의 눈길은 의외로 싸늘하다. '간석열', '윤차차'로 희화화될 만큼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탓에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여전히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는 느낌"이라며 "입당과 창당을 저울질하면서 이중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 입당 얘기는 안 할 것 같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이 'X파일 논란'에 쫓기듯 대선 출마를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실기(失期)론'도 제기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이 기대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떠밀려서 선언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왼쪽), 최재형 감사원장© 뉴스1

홍 의원과 최 원장이 비슷한 시기에 '대권 행보'를 시작하는 점도 불리한 변수다. 홍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인뎁스(in-depth) 보고서'를 발표한다.

인뎁스 보고서는 국민 8140명의 생각과 바라는 점을 개별면접 방식으로 분석한 자료다. 홍 의원은 지난 24일 복당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야당의 대선 열차가 빨라지지 않겠나"며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최 원장도 이르면 28일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권 열자'에 올라탈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의 최측근 인사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 원장이 이번 주말 아버님을 찾아뵙고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 드릴 것"이라며 "다음주 초에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르면 28일 사퇴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측근은 "다음주 발표는 (감사원장) 사퇴를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권 도전은) 그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측근은 "윤 전 총장의 일정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세 '거물급' 야권 대선주자가 첫발부터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그림이 그려진 셈이지만, 최대 피해는 윤 전 총장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교수는 "최재형 원장이 다음 주 초 사퇴 선언을 하면 윤 전 총장에게 쏠렸던 분위기가 싹 가라앉을 수 있다"며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 같은 날 행사를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관건은 '메시지'의 구체성이다. 윤 전 총장이 29일 출마 선언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비전과 정치적 행보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지지세가 요동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선언문을 통해 제1야당에 입당할 것인지, 제3지대로 향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지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준한 교수도 "윤 전 총장이 이번에도 모호한 말만 되풀이하면 큰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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