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망사건 도의적 책임"..최인혁 네이버 COO 사의

임영신 2021. 6. 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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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최측근'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등 계열사 대표는 유지
책임자들 '솜방망이' 징계 처분 논란..노조 "꼬리자르기"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진 = 연합뉴스]
네이버가 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 사건과 관련 경영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직원 A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최 COO는 1999년 네이버에 입사한 창립 멤버로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대상자들에게는 확인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각각의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최 COO를 비롯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임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는 해임, 감봉, 경고 등이다. 최 COO는 경고를 받았다.

최 COO는 조사 결과와 별도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COO와 등기이사, 광고 부문 사업부인 비즈 CIC(사내독립기업) 대표 등 네이버에서 맡은 직책에서 사의를 표했고, 이사회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과 해피빈 재단 대표 등 다른 법인의 직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네이버 안팎에선 책임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네이버 직원은 "리스크관리위원회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이 됐고 무엇보다 직원의 목숨과 관련된 사건인데 경고 처분은 가벼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COO가 네이버의 계열사 직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 COO가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의 행적과 관련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거취 결정'은 경영 리더로써 책임지는 자세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이번 징계 조치에 대해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에서 "최 COO는 해고라는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을 정도로 잘못한 가해 임원을 채용하고 관리해야 하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각 계열사의 경영진으로서 활동을 보장한 것은 책임자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는 징계 결과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대대적인 경영쇄신을 다짐했다. 네이버 경영진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뤄지는 경영 체계의 변화가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소중한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추가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적극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사내 이메일을 통해 "회사 전체 문화를 다시 들여다보고 점검하면서 리더십과 건강한 문화는 어떤 것일지 등을 고민하고 세워나가는 노력을 CEO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40대 개발자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께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다.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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