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서울대 나온 사람 찾아라".. 요동치는 최재형 테마주

한 달 만에 70~90% 상승
'양다리 테마주'도 등장

이달 들어 최재형 감사원장 관련주들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최 원장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야권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커지며, 학연·지연 등의 공통 분모를 가진 기업들에 투자 수요가 쏠리는 모양새다.

최 원장 관련주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대표이사가 소위 ‘KS마크’로 불리는 경기고·서울대 졸업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경기고를 졸업해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며, 이후 판사를 거쳐 2018년부터 부총리급에 해당하는 감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재형 감사원장 관련주의 6월 상승률 (단위: %).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그래픽=노자운 기자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세엠케이(069640) 주가는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한 달도 안 되는 새 96.7% 급등했다. 이 회사는 한세예스24홀딩스의 자회사로, 골프 브랜드 ‘PGA투어’와 캐주얼 의류 브랜드 ‘NBA’ 등을 운영하는 업체다.

한세엠케이의 주가가 이달 들어 갑작스레 급등한 것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이사가 최 원장과 경기고·서울대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 사이에 학연이 있다고 해석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경기고·서울대 ‘학연’은 클라우드·보안 솔루션 업체 오픈베이스(049480)의 주가도 끌어올렸다. 지난달 말까지 3000원선에 머물렀던 주가가 한 달도 안 돼서 76% 가까이 급등해 5900원선을 돌파했다. 오픈베이스의 정진섭 회장은 최 원장과 경기고·서울대 동문이며 나이가 같고, 경남 진해 출신으로 고향마저 같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들끓고 있다.

그 외에 이승구 대표가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인 이루온(065440)은 이달 들어 70% 넘게 급등했다. 서한(011370)은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 때문에 최 원장 테마주로 묶여 31% 넘게 상승했다. 사외이사를 맡은 안문태 전 특허법원장이 경기고·서울대 법대 동문이기 때문이다. 안 이사는 최 원장보다 열다섯 살이 많다.

‘양다리’ 정치 테마주도 등장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 영화금속(012280)의 경우 학연이 아닌 ‘지연’을 등에 업고 주가가 올랐다. 최 원장의 고향인 경남 진해 토박이 기업이라는 이유로 최 원장 테마주가 돼 이달 들어 14% 넘게 상승했다.

영화금속은 앞서 홍준표 의원 관련주로 묶인 바 있다. 2014년 홍 의원이 경남도지사로 재직하던 때 도에 30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며 인연을 맺은 이 회사는 이후 가덕도 신공항 관련주로 분류됐으며, 신공항 건설에 적극적으로 찬성해온 홍 의원의 테마주로도 엮였다. 영화금속 주가는 올해 2월 3000원대에서 등락하다 반토막 났지만, 최근 들어 최 원장 테마로 엮이며 다시 급등했다.

한편, 최 원장 테마주가 뜨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테마주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다소 시들해진 상태다. 그럼에도 갖가지 공통 분모를 가진 새로운 관련주들이 한둘씩 등장하며 투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야권의 차기 대통령 후보로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만큼, 테마 자체에 대한 투자 심리는 식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22일 리얼미터가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2014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한 결과, 윤 전 총장은 32.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최 원장은 3.6%의 지지율을 기록해 6위에 올랐다.

토양·수질 정화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연과환경(043910)은 이달 들어 67.4% 급등했다. 이 회사는 충남 공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윤 전 총장 집안인 파평 윤씨의 집성촌이 공주에 있다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가 됐다. 두 명의 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 법대 동기인 클라우드에어(036170)는 이달 들어 62.5%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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