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일보여 영원하라'..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나선 독자들

이용성 기자 2021. 6. 2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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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폐간된 반(反)중국 성향의 홍콩 빈과일보 기사를 퍼다 나른 디지털 아카이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 통신 등 주요외신이 25일 보도했다.

SCMP는 "빈과일보 홈페이지가 운영 중단 된 후 빈과일보 기사를 옮겨놓은 4개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등장했다"며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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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폐간된 반(反)중국 성향의 홍콩 빈과일보 기사를 퍼다 나른 디지털 아카이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 통신 등 주요외신이 25일 보도했다.

<YONHAP PHOTO-3267>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마지막 신문' 구매 행렬 (홍콩 AP=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폐간 전 '마지막 신문'을 사려는 시민들이 24일 시내 가판대 앞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폐간호 1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빈과일보는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1주년을 엿새 앞두고 이날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며 창간 26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leekm@yna.co.kr/2021-06-24 14:22:49/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빈과일보 홈페이지는 마지막호 발간에 앞서 지난 23일 밤 11시 59분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는 ‘구독자에 대한 안내문’만 게시된 상태다. 기존 기사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사라졌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도 모두 폐쇄됐다.

SCMP는 “빈과일보 홈페이지가 운영 중단 된 후 빈과일보 기사를 옮겨놓은 4개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등장했다”며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빈과일보의 기사를 공유하는 게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사항인지는 불분명하다”며 “홍콩보안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빈과일보의 문제의 기사들을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빈과일보는 2019년부터 게재된 30여편의 기사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검열이 불가능한 빈과일보 아카이브도 등장했다. 블록체인은 여러 대의 컴퓨터에 정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모든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중앙집중형 시스템과 달리 데이터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21세의 홍콩 사이버 활동가가 빈과일보의 기사를 블록체인 플랫폼 아르위브(ARWeave)로 퍼나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위브는 홈페이지에서 “절대로 잊히지 않는, 집단적으로 소유된 하드 드라이브”라고 설명하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4000건 이상의 빈과일보 기사가 아르위브에 올려진 상태다.

자신을 ‘호’라고 밝힌 이 활동가는 “나는 빈과일보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다.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과일보가 이렇게 빨리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르위브에는 홍콩 공영방송 RTHK가 제작한 시사다큐멘터리 등도 속속 옮겨지고 있다. 지난달 RTHK가 1년이 넘은 프로그램을 데이터베이스(DB)에서 삭제하는 작업에 돌입한 데 따른 것이다.

RTHK는 12개월 지난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게 관행이라고 했지만, 시민운동가들은 RTHK가 경찰과 친중 진영이 비판해온 시사평론 프로그램 ‘헤드라이너’ 등을 우선적으로 삭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킨코’라는 이름의 또다른 프로그래머는 ‘라이크코인’이라는 이름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작 중이다. 아직 시험 단계이지만 홍콩 민주진영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는 이미 라이크코인에 자사 제작물을 저장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한편 빈과일보는 전날 평소보다 12배가량 많은 100만부를 발행하며 독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SCMP에 따르면 많은 신문 가판대에서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24일 새벽 1시께 빈과일보 마지막호가 처음 배달된 몽콕 지역 가판대에서는 23일 밤 10시께부터 3시간씩 기다린 독자들의 길이 수백 미터나 이어지기도 했다.

<YONHAP PHOTO-2678> '마지막 신문' 들고 작별 고하는 홍콩 빈과일보 기자들 (홍콩 AFP=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기자들이 24일 폐간 전 마지막으로 인쇄된 신문을 들고 신문사 밖에 모여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작별을 고하고 있다. 빈과일보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1주년을 엿새 앞둔 이날 26년의 역사를 마감했다. sungok@yna.co.kr/2021-06-24 11:30:09/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홍콩 신문잡지상인협회 측은 빈과일보 독자가 앞으로 다른 신문을 구매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빈과일보의 폐간으로 그만큼 신문가판대의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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