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임박, 강남 아파트 반토막 낸 리먼쇼크 재발하나?

차학봉 부동산전문기자 2021. 6.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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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으로 촉발된 리먼쇼크 직후 강남 50%까지폭락
저금리, 유동성 과잉이 만든 '팬데믹 버블' 이번에는 문제 없을까?
폭등론과 폭락론 맞서, 이번에는 누가 맞을까.

“조정은 있어도 폭락은 없다.”

집값 상승론자들은 미국, 일본과 달리,한국은 집값이 폭락한 적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집을 하루라도 빨리 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집값 하락론자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 지나치게 가파른 집값 상승,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 등으로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을 공식화하면서 금리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락론자들이 사례로 드는 것은 2008년 리먼쇼크이후 강남권 주택가격 변동이다. 당시 서울의 집값은 평균적으로는 10% 전후의 조정을 거쳤지만, 개별 단지별로는 30~50% 폭락한 곳도 많다. 대표적으로 대치동 M아파트 46평은 2006년 22억 7000만원에서 2013년 12억 5000만원으로 급락했다. T아파트 67평형은 2007년 33억4000에 2013년 16억원으로 반토막났다. 분당의 P 아파트 54평형은 2006년 20억원에서 2012년 9억원대로 하락했다.

당시 언론에는 ‘2년만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 반토막’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부동산 침체기에는 매매가 거의 중단돼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통계보다 하락폭이 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 건물 앞에서 미국인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조선일보DB

◇금리인하로 집값 급등, 금리인상으로 집값 폭락한 리먼쇼크

리먼쇼크는 2008년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금융위기가 미국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주가 폭락과 부동산 가격 급락을 초래했다. 리먼브라더스의 부채규모는 6130억달러로, 세계 20위권 경제규모 국가의 GDP와 맞먹었고 ,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이었다.

리먼쇼크는 부동산 호황을 타고 저신용자에 대한 서브프라임 대출, 그리고 금리인상으로 인한 연체률 증가가 원인이다. 서브프라임은 신용도가 높지 않은 저소득층에 대출해주는 모기지 상품이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하에 주택가격의 100%까지 대출이 이뤄졌으며 서브프라임과 우량 모기지를 섞은 파생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후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6.5%에서 2001년 2%, 2003년 6월1%로 인하하면서 주택가격이 치솟았다. 문제는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를 2006년 5.25%까지 인상하면서 발생했다. 금리 급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이 이용했던 서브프라임에서 연체가 급증, 연쇄 위기가 발생했다. 리먼쇼크 결과, 미국의 주택가격이 30 %하락하고 실업률이 5%에서 10%로 뛰었다.

하락론자들은 최근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이 나오자, 리먼쇼크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은 연내 금리 인상, 한국 주택시장에 파괴력있나, 없나

미국에서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상승론이 우세하다. 실제 금리인상은 내년 양적 완화 촉소를 거쳐 2023년에 본격화되고 미국 연준이 자산시장을 붕괴시킬 정도로 금리를 올리 리 없다는 논리이다. 연준이 급격한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으로 자산시장이 충격을 받은 과거 사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리 없다는 주장이다. 리먼쇼크때는 주택가격의 100% 대출해주는 서브프라임이 문제였지만, 지금 미국은 엄격한 대출기준을 적용해서 금융부실이 발생할 여지가 별로 없다.

경기회복기에는 금리상승이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리 인상=부동산 가격급락’은 하락론자들의 공포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한은도 연내 금리인상을 밝혔지만, 소폭 인상에 그치면 집값 오름세를 더 자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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