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투입된 로봇 스태프의 역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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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태양의 노래'의 무대가 조명을 받으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로봇이 공연장 무대까지 침투한 이유는 오프라인 공연의 영상화를 위해서다.
공연장에서 '협동로봇'이 이 정도로 적극 활용된 사례는 '태양의 노래'가 처음이다.
로봇 스태프의 카메라는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7대의 카메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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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에서 뮤지컬 '태양의 노래'의 무대가 조명을 받으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동시에 프로시니엄(액자형 무대) 왼편에 설치된 로봇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이 2~3m의 팔 끝에는 영상 촬영용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카메라 앵글이 무대 위 배우들을 포착하고, 따라갈 때마다 로봇팔은 기역(ㄱ), 디귿(ㄷ)자 모양 등으로 구부러졌다.
로봇팔의 정체는 '협동로봇'이다.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이라는 뜻인데, 주로 산업현장에서 제품을 조립하거나 운반하는 목적으로 쓰인다. 그런 '협동로봇'이 이제는 공연장 스태프로도 참여하고 있다. 로봇이 공연장 무대까지 침투한 이유는 오프라인 공연의 영상화를 위해서다. 지난 5월 개막한 '태양의 노래'는 '메타씨어터'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매회 공연이 날마다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제작사 측은 객석을 비우고 여러 카메라를 투입해 별도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매회 공연을 송출하는 이유는 현장감 때문이다. '메타씨어터'로 보는 온라인 공연 영상에는 그날 현장 관객들의 반응은 물론 배우들의 매번 달라지는 애드리브(즉흥 대사), 연기가 고스란히 담긴다.
하지만 관객이 있는 상태에서 무대를 촬영하려면 제약이 따른다. 덩치가 큰 카메라는 객석을 침범하기 마련이고, 화면 구도를 위해 크레인 등이 설치되면 관객 시야를 방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태양의 노래' 제작사 신스웨이브 측이 고안한 방법이 '협동로봇'이었다. 두산로보틱스가 제작한 산업용 로봇(H2017)을 개조했다. 카메라가 달린 무게 75㎏의 '협동로봇'은 무대 가장자리 1.7m 반경 내에서 움직이는데,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측면에서 바라본 무대를 촬영한다. 제작사 측은 "현재까지 '협동로봇'과 관련해 접수된 관객의 불편 민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협동로봇'이 촬영한 영상물은 위에서 아래로,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화면이 움직이며 배우들을 조명한다.
공연장에서 '협동로봇'이 이 정도로 적극 활용된 사례는 '태양의 노래'가 처음이다. 다만 로봇 하나로 공연을 모두 촬영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 스태프의 카메라는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7대의 카메라 중 하나다. 로봇이라곤 하지만 아직은 사람이 특정 장면에 맞게 프로그래밍 된 명령을 내려줘야 촬영이 가능하다. 홍효숙 라이브 스트리밍 프로듀서는 "공연 횟수가 더욱 늘어나서 배우들의 무대 동선이 계산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로봇 스스로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해외 공연팬들을 위한 온라인 공연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연계의 '협동로봇' 사용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초연된 창작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햇빛을 피해야 하는 희귀병을 앓는 소녀 해나와 그의 남자친구 하람의 이야기다. 2006년 개봉한 동명의 일본 영화가 원작이다. 다음달 2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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