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메이드 인 루프탑', 명랑한 요즘 퀴어들의 연애담

강효진 기자 2021. 6. 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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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사랑 앞에 솔직한 청춘 퀴어들의 연애담을 다룬다.

여타 퀴어 소재 작품들이 갖는 무거운 분위기와 정체성 고민 등을 비교적 가볍게 내려놓고 90년대생인 '요즘 애들'에 집중한 명랑만화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들을 주축으로 꾸린 연애담인 덕분에 퀴어 영화지만 정체성 고민에 반나절, 오해와 갈등을 푸는데 반나절을 보내지 않고 명랑한 분위기로 극이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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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드 인 루프탑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사랑 앞에 솔직한 청춘 퀴어들의 연애담을 다룬다. 여타 퀴어 소재 작품들이 갖는 무거운 분위기와 정체성 고민 등을 비교적 가볍게 내려놓고 90년대생인 '요즘 애들'에 집중한 명랑만화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23일 개봉한 '메이드 인 루프탑'(감독 김조광수)는 이별 1일차 하늘(이홍내)과 썸 1일차 봉식(정휘)이 별다를 것 없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두 청춘 게이가 연애의 시작과 끝의 경계에 서서 등을 맞대고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담겼다.

먼저 하늘은 3년 간 동거해온 남자친구 정민에게 말버릇처럼 "헤어지자"고 하는 취준생이다. 어느 날 정민은 여느 때와 달리 결심한 듯 진짜 헤어짐을 결심하고, 하늘은 홧김에 벌인 싸움 탓에 캐리어 하나만 달랑 들고 쫓겨난 신세로 친구인 봉식의 옥탑방에 신세를 지게 된다. 온라인 방송 BJ인 봉식은 '욜로족'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버는 돈은 족족 다 쓴다. 옥탑방에 살지만 방 하나를 명품으로 가득 채워뒀을 정도다. 말버릇 처럼 "마흔이 되면 죽을 것이다"라며 매운 떡볶이를 즐겨 먹는 인물이다.

두 친구는 취업, 온라인 방송, 매운 떡볶이, 욜로, 옥탑방, 고양이, 연애 등 요즘 20대들이 공감할 만한 요소를 모아모아 형상화 시켜둔 듯 인상적인 특징들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캐릭터 연출에서 다소 '오글거리는' 포인트는 있지만, 대사나 설정 등은 비교적 '책에서 배운 20대'처럼 보이지 않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들을 주축으로 꾸린 연애담인 덕분에 퀴어 영화지만 정체성 고민에 반나절, 오해와 갈등을 푸는데 반나절을 보내지 않고 명랑한 분위기로 극이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느 가벼운 로맨스물처럼, 불편한 시선이나 사회적 분위기의 극복 과정 없이 이들의 연애를 솔직하고 당연하게 그려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특히 이같은 균형감에 가장 큰 역할을 해준 것은 건물 2층에 사는 순자 아주머니, 우정출연으로 지원사격에 나선 배우 이정은의 활약이다. 오지랖 넓고 친화력 좋은 순자는 자칫 어설프게 느껴질 수 있는 애매한 신들을 베테랑다운 내공으로 살려내며 하늘, 봉식과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로 웃음을 더한다. 두 게이 청년을 스스럼없이 대하고 이들의 연애 고민에 공감하는, 다소 판타지스럽지만 어딘가엔 있을 법도 한 인물로 짧지만 강렬하게 영화의 중심을 지킨다.

다소 아쉬운 점은 봉식과 민호(곽민규)의 로맨스다. 지나치게 치명적인 설정값을 가진 민호 캐릭터의 행동과 대사는 받아들이기 버거울 만큼 유치하고 과하다. 구시대 로맨스 소설 실장님이 내뱉을 법한 문어체의 어색한 구애 표현들이 난무한다. 배우 역시 소화하지 못했기에 책에서 입으로 정제되지 않은 채 튀어 나오는 대사들은 경악 그 자체다. 관객 입장에서 공감과 감정 몰입이 쉽지 않다. 하늘과 정민 커플이 비교적 현실적인 연인 간의 대사를 주고받았기에 더욱 대비가 되는 부분이다.

물론 악귀에서 사랑스러운 연하남으로 캐릭터 변신에 나선 이홍내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감정 기복이 크고 소화해야 할 고난도 신이 많음에도 수월하게 귀여움을 떨쳤다.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에 명랑하고 밝은 분위기가 강점인 만큼 요즘 90년대생 퀴어들의 쿨한 연애담을 엿보고 싶다면,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해도 좋을 작품이다.

23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87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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