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와락 원도심, 향수와 감성 자극 '뉴트로' 명소 부상
천안 원도심이 충청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과 세종 등 인근 지역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최근엔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안역 맞은 편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데다 골목 구석구석에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젊은 연인들서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 마실 삼아 들르는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찾아오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천안 원도심은 1905년 근대화의 상징인 천안역이 세워진 이래 천안시민들 삶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산실이다. 하지만 천안시청을 비롯한 주요 관공서들과 터미널 이전, 고속철도 개통 등으로 천안역 앞 상권이 힘을 잃어갔고, 최고 번화가로서 영광을 누렸던 이 곳 풍경은 어느덧 추억으로 남게 됐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부터 천안시가 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동남구청사 복합개발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원도심의 옛 명성을 서서히 되찾아 가고 있는 것.
‘천안와락’은 천안시가 시민공모를 통해 만든 천안원도심의 새로운 이름이다. 천안에 오시라는 ‘와!’, 와서 보니 정말 놀랍다는 ‘와우!(WOW)’, 완전히 이 곳을 마음껏 즐기라는 ‘락!(樂, ROCK)’의 의미를 함축해서 탄생한 이름이다.
천안원도심에 포함된 역전시장 상인회 김진국 회장은 “8년 전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구도심 공동화현상으로 대다수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면서 “하지만 원도심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120여 회원 상인들의 열정과 그간 노력들이 조금씩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과 상인회는 2014년 천안시의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과 원도심르네상스 사업추진 당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김 회장은 “발효장터나 주말 벼룩시장 같이 건강한 먹거리와 웰빙문화를 찾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면서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시장 인근에 건설되는 등 새로운 소비자 유입이 기대되는 시점이이어서 손님들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과 원도심 르네상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천안시와 충남경제진흥원 등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 면서 “유동인구는 많이 늘어났지만 아직 상권이 활성화됐다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관련 기관에서 예산지원과 정책 결정 등이 신속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지역상권 활성화의 가장 큰 복병은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상이다.
김 회장은 “천안와락시장이 오랜 침체를 벗어나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려는 분위기에서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상으로 모처럼 맞은 기회를 잃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면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건물주와 임차 상인들이 상생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안원도심 상권활성화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연하 매니저는 “원도심 르네상스 사업을 위해 환경개선사업과 코로나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축제와 이벤트 같은 시장 활성화 사업에 최우선 역점을 두고 있다” 면서 “외지에서 이 곳을 지나가시는 분들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실감할 수 있도록 변신을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단은 실제로 아케이드 연결공사와 상권 안내간판 설치, 역전시장 노후 시설물 교체, 도로표지병 설치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설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매니저는 “최근 보행환경 개선과 안전을 위해 도로표지병을 설치했는데 뜻밖의 성과를 거뒀다” 면서 “문성동 행정복지센터 앞 저녁마다 들어서는 포차거리에서 보행객들이 도로표지병을 따라 이동하다가 시장으로 유입하는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지하상가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5일장 형태로 벼룩시장과 같은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이 때는 가죽 공예체험과 발효요리교실을 비롯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사업단은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빛나라 상권’ 포르젝트를 추진 중이다. 야간에 경관조명을 이용해 중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움과 재미를 안길 예정이다.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긴다는 뜻의 ‘뉴트로’ 개념으로 폭넓은 연령층이 와락시장을 즐기도록 한다는 취지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지하철 1호선으로 연결되는 천안역을 이용하는 대학생층과 노년층을 겨냥한 것이다.
정 매니저는 “천안 원도심은 관광객과 시민들의 향수를 자연스럽게 자극하는 문화의 산실이자, 무한한 도시의 가치를 지닌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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