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 백신 어디까지 왔나..임상 3상 '근접'
셀리드·제넥신·진원생명과학 등 하반기 3상 진입 목표
비교임상으로 개발 속도↑..해외 인정은 '과제'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국내 제약기업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단계 진입에 임박했다. 3상부턴 기존 해외 백신과의 비교로 효과·안전성을 평가하는 '비교 임상'이 가능해져 개발 시간 단축에 도움 될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르면 내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 개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이 회사는 내달 3상 진입 및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중인 두 백신 후보 'GBP510'과 'NBP2001'은 모두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합성 항원 방식이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진 항원 단백질을 몸 안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GBP510은 1상 투여를 마치고 2상 진행 중이다. 개발 성공 시 다국가 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된다. SK의 독자 후보물질인 NBP2001은 1상 투약을 마치고 데이터 확보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두 후보 중 더 우수한 효능의 후보물질을 선택해서 이 약 3상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계획이다.
셀리드는 오는 9월 국내·외에서 임상 3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 얀센과 같은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3상은 얀센 백신과의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2a상의 검체 수집과 분석을 진행 중이다. 최근 백신 플랫폼인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개선형으로 변경한 1·2a상 계획 변경승인도 식약처에 신청했다. 오는 7월 중에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2b·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DNA 백신 'GX-19N'을 개발 중인 제넥신은 3상을 국내가 아닌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에 2·3상 시험 계획 제출 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2a상은 지난 달 대상자 164명 전원의 백신 투여를 마쳤다. 내달 2a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DNA 백신은 비교할만한 동일 플랫폼의 백신이 없고 추후 수출을 위해선 기존 코로나 백신 개발 방식의 임상 데이터가 필요할 전망이다"며 "따라서 3상을 비교임상이 아닌 일반 임상으로 진행할 것이며 인도네시아에서 주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국내 및 인도네시아에서 이르면 연내 긴급승인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넥신과 같은 DNA 백신 'GLS-5310'을 개발 중인 진원생명과학은 2a상 중간결과가 확보되는 연말쯤 3상 진입을 예상하고 있다. 3상 결과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한다.
우선 내달 중 임상 1상 결과 발표 후 국내 5개 기관에서 300명 대상 2a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앞서 작년 12월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3상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당초 DNA 백신은 아직 승인받은 제품이 없어 동일 플랫폼 비교임상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최근 식약처가 플랫폼이 다른 백신도 면역 효과를 나타내는 지표를 활용해 비교임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DNA(플라스미드) 형태로 제조한 'DNA 백신'이다. DNA 백신은 주사기만으로 세포핵 안까지 DNA를 전달하기 어려워 물리적 자극을 줄 수 있는 기기를 필요로 한다. 제넥신은 전기천공장치로, 진원생명과학은 흡입형 기기를 활용해 개발 중이다.
합성 항원 방식의 '유코백-19'를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는 내달 국내 임상 2상 투약을 시작해 10월께 데이터 발표를 예상하고 있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내년 2분기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국내 2상은 230명을 대상으로 한다. 3상부턴 노바백스 백신과의 비교임상을 검토 중이다.
◇비교임상으로 개발 속도↑…해외 인정은 '과제'
해외 백신들이 이미 많이 나왔지만 엔데믹 가능성과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정부 역시 국산 개발에 힘쓰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현재 5개 기업이 임상을 진행 중인데 1∼2곳은 하반기, 빠르면 7월에 3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며 "임상 비용 혹은 임상 참여자 모집 어려움 등을 지원해서 내년 초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규모 피시험자를 필요로 하는 3상부터 비교임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기업의 환자 모집 부담을 덜 전망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은 만명 이상의 피시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3상을 통해 개발됐지만 예방접종이 본격화되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위약 대조군을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식약처는 수천명 규모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기존에 허가받은 백신 접종자와 국내 개발 중인 백신 접종자의 면역반응 지표를 비교하는 '면역원성 비교임상 방식'을 도입했다.
다만, 이러한 비교임상 방식이 해외에서 신뢰할만한 데이터로 인정받지 못하면 해외 수출 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위약 투여군과 비교하려면 1만명이 넘어야 하는데 비교임상 최소 피험자수는 3000명으로 거론되고 있으니 개발 속도를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비교임상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건 보건당국에서 해결해줘야 할 문제다. 식약처가 WHO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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