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의심'에 바지까지 벗는데..오타니 대처 신선하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 임혜민 영상 기자]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가 모자를 벗어 던지고, 벨트를 풀고, 양손을 펼쳐 들어 보이며 결백을 주장했다. 슈어저는 23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차례나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결국 짜증이 난 슈어저가 폭발한 것.

3차례 검사 결과 모두 이물질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슈어저는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필라델피아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글러브와 모자, 손바닥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부정 투구 검사를 요청한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은 슈어저의 도발에 발끈해 뛰쳐나왔다가 퇴장을 당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투수 세르지오 로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이물질 검사를 하러 다가온 심판에게 모자와 벨트를 던지더니 바지까지 훌렁 내리며 강하게 불만을 표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이물질을 공에 바르는 투수를 적발하기 위한 단속을 시작했다. 심판들은 경기 도중 투수에게 다가가 이물질을 묻힐만한 모자, 벨트, 글러브 등을 수시로 검사하고 있다. 상대 팀 감독이 부정 투구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을 때도 심판이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한 경기에 여러 차례 검사를 받는 투수들은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사무국의 의지는 여전하다.

▲ 웃으며 이물질 불시 검사를 받는 오타니 쇼헤이(왼쪽).

LA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상대 투수를 흔들기 위해 벤치에서 이 제도를 악용할 수도 있다며 "감독의 수색 요청에도 이물질이 발견되지 않으면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LA 에인절스 투타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신사적인 행동으로 호평을 받았다. 오타니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2회와 4회 두 차례 검사를 받았다.

오타니는 심판들이 다가오자 모자를 벗은 뒤 '벨트를 풀어야 하냐'고 물어보며 검사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심판들이 검사를 마치자 활짝 웃으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계속해서 심판과 투수, 벤치의 언쟁을 지켜보던 팬들은 "오타니처럼 다른 선수들도 이렇게만 평화롭게 검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투수들의 분노 표출이 당연해진 분위기에서 오타니의 새로운 대처법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 임혜민 영상 기자제보>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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