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X파일 공작'은 反민주·反언론 범죄

기자 2021. 6.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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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련된 개인정보가 담겼다고 알려진 X파일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그러자 시민단체가 X파일 관련 고발을 하면서 이제 공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그가 유력한 대선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체가 없는 의혹만 남는 X파일은 전형적인 공작정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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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련된 개인정보가 담겼다고 알려진 X파일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X파일은 다수의 문건이라고 한다. 이 문건들의 작성자와 유포 및 내용의 진위 등을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확산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여야 간에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자 시민단체가 X파일 관련 고발을 하면서 이제 공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

유력한 대선 후보군에 있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문건들이 유포되고 여론이 들끓는 것을 보면서 서서히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것은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거가 공정해야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발생하는 이런 사건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치 수준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그가 유력한 대선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후보가 된다면 후보로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는 후보자 선택을 위한 국민의 알 권리 보장뿐만 아니라 선거권 행사를 위해 당연한 절차다. 그리고 선거 절차가 시작되기 전이라 해도 후보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전 검증하기 위해 정보가 공개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어떤 목적으로 무책임한 의혹만 만드는 문건을 유포하는 것은 합법적이지도 정상적이지도 않다. 이는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체가 없는 의혹만 남는 X파일은 전형적인 공작정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국민의 미래는 안중에 없고 오직 대권을 통해 권력을 장악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경우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대선에 모든 것을 걸다 보니 이전투구가 될 수밖에 없다. 군중심리를 이용한 흑색선전이 알게 모르게 확산되고 포장된 사실이 진실인 것처럼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이른바 선진국에도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유권자가 포장된 사실에 잘 흔들리지 않는다. 이제 우리도 그런 혼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선거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면 된다는 생각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형성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개인과 집단의 이익에 집착하게 되면 진실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인신공격은 대상자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신공격에 불과하다. 설혹 그 내용이 진짜 있었던 것이라 해도 이런 방법은 결코 정당하지도 않고 합법적이지도 않다.

이제 선거와 관련된 이런 유형의 방법은 통하지 않는 시대다. 수사 당국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수사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어떤 수사기관이 맡아야 하는지 설왕설래한다. 그렇지만 수사는 관련 법에 따라 공수처·검찰·경찰 어느 기관이든 하면 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수사기관이 맡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하게 법에 따라 수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기관이 수사하든 좌고우면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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