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계실 때 드려야"..전북에 주인잃은 무공훈장 2700여개

이지선 기자 2021. 6.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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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생전에 가족과 함께 훈장 수여의 기쁨을 나눌 수 있다니 감격스럽습니다."

6·25전쟁에 참여했던 신동주씨(91)가 최근 지난 70년 동안 기다려온 무공훈장을 받은 뒤 한 말이다.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은 신씨처럼 당시 전투에서 세운 공로로 훈장 수여가 결정됐음에도 실물 훈장과 증서를 전달받지 못한 공로자 5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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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 내년까지 진행
생존한 무공훈장 수훈자 비율 내년엔 1%
6·25전쟁에 참여했던 신동주씨(91·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70년 동안 기다려온 화랑무공훈장을 받아들었다. 심민 임실군수(사진 맨왼쪽)가 직접 신씨 집에서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뉴스1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살아 생전에 가족과 함께 훈장 수여의 기쁨을 나눌 수 있다니 감격스럽습니다."

6·25전쟁에 참여했던 신동주씨(91)가 최근 지난 70년 동안 기다려온 무공훈장을 받은 뒤 한 말이다.

심민 임실군수는 최근 신씨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

신씨는 1949년 6월, 고작 열아홉의 앳된 나이에 입대했다. 그는 6·25전쟁 당시 금화지구 전투에서 원호대 분대장으로 혁혁한 공을 세워 1951년 7월13일 무공훈장 지급이 결정됐다.

하지만 전쟁 직후 급박한 분위기 속에서 신씨는 미처 훈장을 받지 못한 채 전역하고 말았다.

무공훈장을 손에 쥔 신씨가 “전장에서 느꼈던 조국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가 다시 떠오른다. 잊지 않고 저를 기억해 준 국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은 신씨처럼 당시 전투에서 세운 공로로 훈장 수여가 결정됐음에도 실물 훈장과 증서를 전달받지 못한 공로자 5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공훈장은 전시에서 용감하게 헌신 분투해 뚜렷한 무공을 세운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다.

6·25참전 용사 100만여명 중 무공훈장 수훈자로 선정된 참전용사는 모두 17만9331명이다. 이중 5만6000여명이 실물 무공훈장을 받지 못했다.

이중 전북지역에 해당되는 3287개의 훈장 중 2700여개의 훈장이 어둠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이 법률상 2022년까지만 진행돼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은 대상자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있다. 무공훈장 대상자의 본적을 찾아 현주소를 찾아야하지만, 전시 상황에서 작성된 문서인만큼 정보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라는 걸림돌마저 작용했다. 탐문이나 검증 과정이 제한적이었던 만큼 기간을 연장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조사단 관계자는 "꽃다운 나이에 온몸을 던져 조국을 지킨 영웅들의 명예를 빨리 되찾아 드려야한다"며 "조사단 사업 연장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존한 무공훈장 수훈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2.3%에 불과하던 생존자 비율은 내년이면 1%까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무공훈장을 받아든 뒤 "살아 있을때, 가족과 함께라서 더욱 값지다"는 말을 재차 강조하던 신동주씨의 눈에는 수없이 먼저 떠나보내야했던 전우들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듯 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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