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집단 해탈

월호 기자 2021. 6. 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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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 행불선원장

국민 70~80%가 백신 맞아야

코로나 집단면역 가능해지듯

나 혼자 해탈의 경지에 올라도

자유·평화가 달성되는 것 아냐

인류의 70% 이상이 해탈해서

지구가 불국토 되는 날 오기를

전 국민의 70∼8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코로나19로부터 집단면역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나 홀로 건강하더라도 결코 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공공장소는 물론 각종 모임이나 여행의 자유도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르기에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자유는 물론 사회적 평화도 순조롭지 못하다.

해탈(解脫)도 마찬가지다. 나 혼자 해탈했다고 해서 자유와 평화가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70% 이상의 사람이 해탈해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집단 해탈이 진정한 해탈이며, 개인의 해탈에 머무르는 바 없이 꾸준히 집단 해탈에 매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무아에서 대아로 나아가야 하는 필연적 이유이다.

부처님께서는 성도 후 다섯 비구에게 최초로 법륜을 굴리셨다. 녹야원에서 ‘초전법륜경’을 듣고 안냐 꼰단냐가 최초로 수다원과를 성취했고, 연이어 모두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5일째 되는 날에 ‘무아경’을 설하시자, 다섯 비구는 모두 아라한이 됐다.

이어서 숲속에서 방황하던 야사가 법문을 듣고 아라한이 됐고, 그의 친구 54명이 법문을 듣고 비구가 돼 모두 아라한이 됐다. 그리하여 세상에 61명의 아라한이 존재하게 되자, 부처님께서는 전법선언을 하셨다.

“비구들이여, 길을 떠나라. 많은 사람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서!

세상에 대한 자비심을 품고, 많은 사람의 안녕과 선과 해탈을 위해

인간과 천신들의 행복을 위해 길을 떠나라.

두 사람이 한 길을 가지 마라.

비구들이여,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의미와 문장을 갖춘 법을 설하라.

아주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드러내 보여라.

세상에는 마음에 먼지와 때가 적은 자가 있다.

그들이 법을 듣지 못한다면 쇠퇴하고, 듣는다면 해탈로 나아가리라.

비구들이여, 나도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웰라로 가겠노라.”

개인 해탈에서 집단 해탈로 나아가도록 전법선언을 하신 부처님께서도 홀로 우루웰라로 가는 도중에 밧다왓기야로 알려진 30명의 젊은이를 만나 법을 설하여, 이들 중 가장 낮은 자는 수다원을 얻고 가장 높은 자는 아나함에 이르렀다. 이들도 ‘에히 빅쿠!’라는 말로 비구계를 받고 모두 비구가 돼 전법여행을 떠났다.

우루웰라에 도착한 부처님께서는 갓사빠 3형제와 1000명의 결발 수행자를 개종시켰다. 비구가 된 그들은 ‘불의 설법’을 듣고 모두 아라한이 됐다. 이들 1000명의 아라한을 데리고 라자가하에 가서 빔비사라 왕과 12만 명의 바라문에게 설법하셨다. 법문이 끝나자, 빔비사라 왕과 11만 명의 바라문은 수다원이 됐고, 나머지 1만 명은 삼보에 귀의했다.

다음 날 빔비사라 왕의 공양청에 응해 공양을 마치자, 빔비사라 왕은 라자가하에서 가까운 웰루와나에 죽림정사를 지어 부처님께 바쳤다. 이곳은 사리뿟따 존자와 목갈라나 존자가 부처님을 찾아와 귀의한 곳이다.

사리뿟따는 앗사지 장로가 읊는 게송을 듣고 수다원과를 얻어 출가했다. 그날부터 사리뿟따는 앗사지 장로가 어디에 머무르고 있다는 말이 들리면 그 방향으로 합장하고, 잠을 잘 때도 그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잤다. 출가한 지 보름 후에 부처님께서 자신의 조카인 디가나카에게 게송을 설하실 때, 곁에서 부채질해 드리면서 깨달아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그날 저녁 부처님께서는 모인 대중 앞에서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를 상수제자에 임명하시고 최초의 우뽀사타를 거행하셨다.

사리뿟따 장로는 동료 비구들과 많은 주제를 가지고 법담을 나누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또한, 많은 이교도와 토론을 벌여 그들을 개종시켰다. 그래서 그는 법의 사령관이라고 불린다. 장로는 닙바나에 들 시간이 다가오자,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교화하기 위해 고향을 방문했다. 어머니는 비록 7명의 아라한을 낳았지만, 그때까지도 신을 섬기고 불교를 믿지 않았다. 어머니는 위대한 신들이 자신의 아들을 시중드는 것을 보고, 아들이 신들보다 더 위대함을 알게 됐다. 장로는 어머니에게 법을 설하였고, 그녀는 마침내 수다원과를 얻었다.

수다원은 탐·진·치 삼독(三毒)에서 해탈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사다함은 삼독 가운데 어리석음에서 해탈한 경지이며, 아나함은 성냄과 어리석음에서 해탈한 경지이다. 아라한은 삼독 모두에서 해탈한 경지를 말한다. 이와 같은 삼독 해탈은 반드시 공유돼야 한다. 개인 해탈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집단 해탈이 돼야 인류에게 진정 자유와 평화가 오기 때문이다.

이것이 부처님을 비롯해 수다원과 이상을 성취한 모든 이가 전법에 매진해온 까닭이다. 그러므로 인류의 70% 이상이 해탈해 지구가 진정한 불국토가 되는 날까지 전법은 중단 없이 계속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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