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늪에 갇힌 멸종 '위급' 장수거북 구한 인도네시아 주민들

고찬유 2021. 6. 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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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에 빠진 장수거북이 허우적댄다.

25일 콤파스닷컴 등에 따르면 이 장수거북은 10일 밤 북부술라웨시주(州) 미나하사의 해변 뒤편 늪에 있었다.

몇몇 주민이 생일잔치를 하기 위해 해변에 갔다가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는 장수거북을 발견했다.

한 주민은 "장수거북이 아마 알을 낳으려고 해변에 왔다가 길을 잃고 늪에 갇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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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함께 밀어서 바다로
인도네시아 북부술라웨시주 미나하사 주민들이 늪에 빠진 장수거북을 구출하고 있다. SNS 캡처

늪에 빠진 장수거북이 허우적댄다. 세 사람이 뒤에서 밀자 앞발을 쳐대며 앞으로 나아간다. 숨이 찼는지 늪 가장자리에서 숨을 고른 뒤 다시 앞발로 땅을 딛는다. 해변까지 도달한 장수거북을 여러 사람이 민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장수거북은 바다로 돌아간다. 인도네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장수거북 구조 장면이다.

25일 콤파스닷컴 등에 따르면 이 장수거북은 10일 밤 북부술라웨시주(州) 미나하사의 해변 뒤편 늪에 있었다. 몇몇 주민이 생일잔치를 하기 위해 해변에 갔다가 늪을 헤어나오지 못하는 장수거북을 발견했다. 장수거북은 이틀간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 주민은 "장수거북이 아마 알을 낳으려고 해변에 왔다가 길을 잃고 늪에 갇힌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거북이 멸종위기동물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주민들은 다음날 장수거북을 돕기 위해 모여들었다. 장수거북이 너무 무거워서 구조 작업에 애를 먹었다. 실제 장수거북은 자라면 무게가 200㎏ 안팎이다. 주민들은 힘을 합쳐 장수거북을 뒤에서 밀었다. 장수거북이 이동하기 편하게 길을 열기 위해 주변에 널브러진 나뭇조각 등 장애물도 모두 치웠다. 구조에는 약 2시간이 걸렸다. 바다와 맞닿은 해변에 도착한 장수거북은 성큼 물 속으로 헤엄쳐 갔다.

장수거북. 자카르타포스트 캡처

장수(將帥)거북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위기 동물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단계인 '위급'에 속한다. 사냥 당하고, 알을 뺏기고, 그물에 걸리고, 배와 충돌하고, 비닐 같은 플라스틱을 먹고 장폐색에 걸리는 등 인간들에 의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대부분 거북들과 달리 등이 뼈로 이루어지지 않고 살로 이뤄져 있다. 등 표면은 가죽질 피부로 덮여 있어 영어 이름이 가죽등(leatherback)거북이다. 몸길이가 2m에 육박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북으로, 전체 파충류 중에서도 세 종류 악어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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