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유물의 진정한 가치는.. 그속에 들어가 그곳을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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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집에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家寶)가 있다"는 말을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그들은 대개 어느 정도의 가격은 될 거라며 뭔가 흥정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버지는 "그냥 그 장소에 가는 것" 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을 느끼기"를 원했다.
그는 역사 사냥이 값어치를 매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커진 의미를 찾는 발견의 여정"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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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사냥꾼 | 네이선 라브·루크 바 지음 | 김병화 옮김 | 에포크
美 라브 컬렉션 대표의 수집기
아인슈타인·루스벨트 편지 등
옛 물건이 주는 감동·영감 전달
“역사 사냥은 소유 위한 것 아냐
그들 삶 속의 의미를 찾는 여정
우리 심장을 흠뻑 적시는 일”
예전엔 “집에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家寶)가 있다”는 말을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그들은 대개 어느 정도의 가격은 될 거라며 뭔가 흥정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만약 주변에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네이선 라브와 루크 바가 함께 쓴 ‘역사 사냥꾼’의 프롤로그라도 먼저 읽어보길 권한다. “진품이라는 주장이 더 시끄러울수록 교묘한 손장난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라브는 희귀 문서와 역사 유물을 다루는 회사인 라브 컬렉션 대표로, “타고난 수집가”였던 아버지에게서 역사 유물에 대한 감식안을 배웠다. 야구를 좋아했던 아버지는 자녀들과 야구장은 물론 시내에서 수시로 열리는 야구카드 전시장을 다녔다. 베이브 루스 서명이 담긴 사진을 무려 300달러에 사서는 여덟 살 아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역사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일 뿐, 아들을 역사 사냥꾼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아버지는 “그냥 그 장소에 가는 것” 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을 느끼기”를 원했다.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역사 관련 문서를 수집하는 일은 곧 가족 사업으로 발전했다.
라브는 유물에 대한 사랑이 “우상 숭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역사 유물 사냥은 “열망과 동기가 반영”된 일이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사냥은 1903년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대통령일 때 쓴 편지였다. 루스벨트는 취임 초기 두 주 동안 친지들과 옐로스톤을 탐사했는데, “수시로 여정을 멈추고” 아내와 자녀들에게 “다정한 편지”를 썼다. 그중 다섯 살 막내아들 쿠엔틴에게 쓴 편지의 스캔본이 네이선에게 날아들었다. 루스벨트의 “꾸미지 않은 사적인 순간”을 포착했다고 생각한 그는, 이를 무려 7000달러에 입수했다. 루스벨트 부자의 사연도 입수 동기 중 하나였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조종사로 참전한 쿠엔틴은 1918년 7월 14일, 종전을 넉 달 남겨두고 전사했다. 슬픔이 절절했던 루스벨트는 여섯 달 뒤 유명을 달리했다.
사냥꾼이라고 해서 피도 눈물도 없는 건 아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조지 워싱턴, 조지 버나드 쇼, 클로드 모네의 편지를 소장하고 있던 80대 중반의 남자는 네이선이 제시한 “아주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 2만5000달러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가격이 낮아서가 아니다. 평생 소장했던 컬렉션을 내놓는 것이 마음 아팠던 것이다. 한숨 쉬는 노인을 보며 네이선은 “아무리 높은 가격을 불렀어도 부족했을 어떤 것에 가격을 매긴 것”에 자책 아닌 자책을 했다.
네이선은 이 외에도 토머스 에디슨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의 편지, 토머스 제퍼슨의 도서 주문 목록 등 다양한 유물을 입수한 경로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는 역사 사냥이 값어치를 매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커진 의미를 찾는 발견의 여정”이라고 말한다. “이런 문서, 이런 유물을 소유하는 것은 우리의 심장을 흠뻑 적신다.” 364쪽, 1만8000원.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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