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여자라서 ADHD를 의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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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를 검사하고 치료하던 임상심리학자가 어느 날 ADHD를 진단받았다.
그는 왜 지금껏 자신을 ADHD 환자로 의심하지 못하고, 서른 살에야 진단받게 됐을까.
그러는 동안 여성 ADHD 환자들은 자신이 왜 불안정한 정체감에 시달리는지 알지 못한 채, 체념과 좌절, 무기력을 '자신의 탓'으로만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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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나에게 ADHD라는 이름을 주었다 |신지수 지음 | 휴머니스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환자를 검사하고 치료하던 임상심리학자가 어느 날 ADHD를 진단받았다. 그는 왜 지금껏 자신을 ADHD 환자로 의심하지 못하고, 서른 살에야 진단받게 됐을까.
스스로 이를 추적하던 저자는 ADHD 관련 도서 대부분이 유아기와 아동기 남자아이, 그리고 성인의 증상만을 다루고 있다는 걸, 즉 여자아이들이 ADHD 진단에서 배제돼 온 것을 발견한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오래된 ‘젠더 편향’이 ADHD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 진단을 받기 전엔 게으른 사람, 산만한 사람 등으로 불리던 저자는 “주기적으로 고통을 주던 것이 병명이라는 실체로 드러나자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안도한다. 억울하고 아쉽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성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어른이 돼서야 병원에 오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여성 ADHD는 남성 ADHD와 극적으로 다른 양상을 띤다. 하지만 대중매체는 ‘ADHD=천방지축 남자아이’만을 조명하고 전문가와 양육자, 교육자들은 여전히 성 고정관념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러는 동안 여성 ADHD 환자들은 자신이 왜 불안정한 정체감에 시달리는지 알지 못한 채, 체념과 좌절, 무기력을 ‘자신의 탓’으로만 돌린다. 이들은 종종 자신을 맡길 수 있는 ‘통제 소재’를 찾는다. 즉, 가스라이팅의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말이다.
저자는 ADHD 진단 도구의 한계, 진료실 안과 밖의 ‘젠더 편향’ 등 정신의학뿐만 아니라 구조적 문제점들까지 따져 묻는다.
동시에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일상 관리 등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치료법과 생활 팁 등도 일러준다. 288쪽, 1만6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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