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맥아더 오판에 死地로".. 장진호 전투의 참혹했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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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1월 말부터 약 2주일에 걸쳐 함경남도 장진군 일대에서 미국 제1해병사단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이 중공군 제9병단 소속 3개 군단 병력과 벌인 장진호(長津湖) 전투.
미국의 역사저술가이자 저널리스트 햄프턴 사이즈의 책 '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원제 On Desperate Ground)'는 올리버 스미스 장군 휘하의 1해병사단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원산에 상륙, 압록강 방향으로 진격하다 장진호 일대에서 중공군에 포위돼 혈투를 벌이고 흥남을 통해 철수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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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 | 햄프턴 사이즈 지음 | 박희성 옮김 | 플래닛미디어
1950년 11월 말부터 약 2주일에 걸쳐 함경남도 장진군 일대에서 미국 제1해병사단을 주축으로 한 유엔군이 중공군 제9병단 소속 3개 군단 병력과 벌인 장진호(長津湖) 전투. ‘장진’의 일본어 독음 ‘초신(ちょうしん)’을 차용해 미국에선 ‘초신호 전투(Battle of the Chosin Reservoir)’로 불리는 이 전투는 6·25전쟁 중 다른 어떤 전투보다도 많은 자료와 전쟁 영웅 이야기를 남겼을 만큼 미군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투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낯선 산악 지형과 영하 30도를 밑도는 강추위, 중공군 등과 싸워 살아남은 해병대원들은 스스로를 ‘초신 퓨(Chosin Few)’라 불렀고, 이는 이들의 전우회 이름으로 남았다.
미국의 역사저술가이자 저널리스트 햄프턴 사이즈의 책 ‘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원제 On Desperate Ground)’는 올리버 스미스 장군 휘하의 1해병사단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원산에 상륙, 압록강 방향으로 진격하다 장진호 일대에서 중공군에 포위돼 혈투를 벌이고 흥남을 통해 철수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역작 ‘콜디스트 윈터(원제 The Coldest Winter)’가 1950년 여름 낙동강 전투부터 1951년 2월 지평리 전투에 이르는 6·25전쟁 초반을 종합적으로 다뤘다면, 사이즈는 장진호 전투에 좀 더 집중했다.
기밀 해제된 문서들과 다양한 구술 보고서, 편지, 생존 장병 인터뷰 등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한 이 책은 전쟁의 참상과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1해병사단 장병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도자들의 무모함과 잘못된 결정이 어떤 참혹한 결과를 낳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특히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과 그의 심복 네드 알몬드 미 제10군단장 등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싸늘하다. “전쟁은 오판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이들은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수많은 장병을 사지(死地·Desperate Ground)로 몰아넣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취해 논란의 원산상륙작전을 밀어붙였는가 하면 중공군의 전면 개입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계속 무시했고, 병법의 기본까지 어겨가며 “압록강으로 진격”만 고집했다. 저자의 눈에 이들의 모습은 제대로 무장도 안 된 병사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운 중공군 지휘부와 겹친다.
사단 전멸이라는 참극을 막은 스미스 장군이 이들과 달랐던 것은 과거의 실패를 통해 항상 자만심을 경계했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펠렐리우 전투 등에서 정보 실패와 전략적 실수가 무의미한 인명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본 결과다.
저자는 그의 사례를 통해 참된 지도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말하는 듯하다. 가슴을 뛰게 하는 연설이나 어록, 한껏 멋을 낸 선글라스와 가죽점퍼, 열병식과 훈장 등은 부차적일 뿐이라는 얘기다. 432쪽, 2만5000원.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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