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0만년마다 '지구의 맥박'이 뛴다

곽노필 2021. 6. 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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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선 나무들의 모습만 보이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나무들이 형성하고 있는 숲을 볼 수 있다.

이는 대량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음 주요한 지질학적 활동이 2천만년 후에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주기는 해수면 지표, 석회질 플랑크톤, 해양 산소·탄소 안정동위원소 기록, 지질학적 탄소 배출량, 해양퇴적물에서의 백운석 함유량 변화 등에서 볼 수 있는 800만~1000만년 주기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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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대 이후 2억6천만년 지질 사건 89개 분석
해양·육지 생물 대량 멸종 시기와 거의 일치
지구의 지질활동은 2750만년 주기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citechdaily에서 인용

가까이에선 나무들의 모습만 보이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나무들이 형성하고 있는 숲을 볼 수 있다. 오늘날 일어나는 지진이나 화산 폭발 등의 지질활동도 장구한 세월 속에서 보면 어떤 거대한 흐름의 일부분일 수 있다. 과학자들이 과거 지구의 주요 지질학적 사건 기록들에서 그런 움직임의 한 모습을 발견했다.

뉴욕대 연구진은 지난 2억6천만년 동안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지구의 대규모 지질 활동 사건은 2750만년 주기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최근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스 프런티어'에 발표했다.

2억6천만년 전은 공룡의 시대인 중생대가 막 시작된 시기다. 당시 지구의 지각판은 판게아라는 하나의 초대륙으로 뭉쳐져 있었다. 판게아는 중생대 중기부터 하나둘씩 갈라지기 시작해 6600만년 전 공룡이 사라진 후 지금의 대륙 형태를 갖췄다. 오늘날 캥거루가 오세아니아에만 서식하게 된 것은 이때 북미대륙에서 오세아니아대륙이 분리되면서, 다른 포유류와의 생존 경쟁을 피한 덕분이다.

공룡시대가 종말을 맞을 무렵 현재의 대륙판 구조가 형성됐다. 픽사베이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50여년간 과학자들은 대량 멸종을 포함한 주요 지질학적 사건의 주기를 대략 2600만~3600만년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과거 연구들은 지질학적 사건이 구체적으로 언제 발생했는지를 추정하는 근거가 부족했다.

뉴욕대 과학자들은 이번에 지난 2억6천만년 동안 있었던 지질 사건 가운데 발생 연대를 특정할 수 있는 89개 사건을 토대로 이에 대한 좀 더 세밀한 분석을 시도했다. 해수면 변동 상황을 알 수 있는 29개의 지층 경계선, 12차례의 해양 생물 멸종 사건, 9차례의 비해양 네발동물 멸종 사건, 13차례의 대륙 용암(범람현무암) 분출 사건, 10차례의 주요 해양산소 증발 사건, 지구 내부의 물질이 올라와 해저 암반을 만드는 해저확장 속도의 8차례 변동, 내부 마그마 활동에 따른 8차례의 지각판 재구성 사건이 분석 대상이었다.

지질학적 사건들은 10개의 시점을 중심으로 모아진다. 왼쪽 봉우리부터 700만, 3500만, 6100만, 9500만, 1억2400만, 1억4000만, 1억8600만, 1억9600만, 2억1300만, 2억5500만 년 전이다. 지오사이언스 프런티어

마지막 사건은 700만년 전....다음 사건은 2천만년 후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질학적 사건들은 각기 10개 시점을 중심으로 모아진다는 걸 발견했다. 그 간격은 평균 2750만년이었다. 이 간격은 21차례의 해양 및 비해양 생물의 대량 멸종 주기와 거의 일치한다. 뉴욕대 연구진은 앞서 지난해 말 국제학술지 `히스토리컬 바이올로지'에 대량 멸종 주기가 2750만년이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홍수와 용암 분출, 화산 폭발에 의한 이산화탄소 방출량 증가, 갑작스런 기후 온난화, 해양 산소 증발 사건 등이 지질학적 사건과 대량 멸종을 이어주는 고리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지질학적 사건은 700만년 전이었다. 이는 대량 멸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음 주요한 지질학적 활동이 2천만년 후에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머지 68개 비멸종 사건들의 주기는 890만년으로 분석됐다. 이 주기는 해수면 지표, 석회질 플랑크톤, 해양 산소·탄소 안정동위원소 기록, 지질학적 탄소 배출량, 해양퇴적물에서의 백운석 함유량 변화 등에서 볼 수 있는 800만~1000만년 주기와 비슷하다.

2018년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있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당시 탄소 사이클과 판구조론을 살펴본 결과 지구 지질활동의 주기가 약 2600만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구 내부의 역학이나 지구 궤도운동이 원인일 수 있다.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Conceptual Image Lab)

지구 내부의 역학, 지구 궤도 운동이 원인?

왜 이런 주기 현상이 일어날까?

연구진은 지각판 구조와 기후에 영향을 주는 지구 내부의 역학이 빚어내는 함수의 결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태양계 내에 위치한 지구 궤도 운동에 어떤 비슷한 주기가 있어서, 이것이 영향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2600만~3000만년마다 발생하는 주기적인 소행성 또는 혜성 소나기를 대량 멸종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태양계가 약 3000만년마다 은하수의 번잡지대를 통과하는 데 기인한 것이다. 공룡을 포함해 지구상 모든 종의 70%를 멸종시켰다고 하는 6600만년 전의 소행성 충돌이 이 범주에 속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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