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m 버디 퍼트 박인비 "그것은 마술..거리 짐작도 어려워"

박인비(3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450만 달러)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마술을 선보였습니다.

박인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존스 크리크의 애틀랜타 애슬레틱클럽(파72·6천7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를 버디 5개와 트리플보기 1개, 보기 1개로 마쳤습니다.

1언더파 71타가 된 박인비는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23위에 올랐습니다.

메이저 대회에서만 7번 우승한 박인비의 성에 차는 첫날 결과는 아니지만 마지막 18번 홀 장거리 버디 퍼트는 2라운드 이후 대반격을 예감하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박인비는 이날 18번 홀에서 긴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겼습니다.

파로 막아도 크게 아쉽지 않아 보이는 거리였습니다.

그러나 박인비의 퍼트는 한참을 굴러가더니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여느 선수들 같으면 펄쩍 뛰며 세리머니라도 할 만한 거리였지만 원래 코스에서 표정이 별로 없는 박인비는 손 한번 슬쩍 들어 보이더니 홀 쪽으로 걸어가 공을 꺼낼 뿐이었습니다.

박인비가 홀까지 걸어가는 데 걸린 시간이 약 14초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박인비는 거리를 묻는 말에 "거리 짐작도 하기 어렵다"며 "20야드(약 18ｍ) 정도 될까"라고 답했습니다.

또 이어서는 "100피트(30ｍ)…"로 추정하다가 "70∼80피트(21∼24ｍ)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정리했습니다.

박인비는 "그것은 마술이었다"며 "처음엔 조금 세게 친 것 같아서 멈추기를 바랬다"고 털어놨습니다.

공에 진흙이 많이 묻어 고전했다는 박인비는 특히 8번 홀(파4) 트리플보기로 한때 오버파까지 점수가 내려갔다가 마지막 홀 극적인 버디로 언더파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오늘 퍼트가 그린 밖에서 두 번 홀아웃 했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잘 됐다"며 "마지막 홀은 투 퍼트로 끝낼 생각이었지만 한 번에 끝내 더 좋은 결과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퍼트의 정확도가 높기로 유명한 박인비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최고의 퍼트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퍼트가 잘 될 때는 상위권에 든다고 생각하지만 안 될 때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인비는 10번 홀(파4)에서 약 5ｍ 이상 중거리 버디 퍼트를 넣었고, 11번 홀(파4)에서도 비슷한 거리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전체적인 퍼트 감각이 호조를 보였습니다.

박인비의 최근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5년 8월 브리티시오픈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