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주주 반발'에 전환사채 취소한 제넥신..임상 3상 위한 선택은?
소액 주주들, 주가 하락·주주 가치 희석 우려해
제넥신, 현금자산 400억..투자자산 매각 유력
28일 이사회 통해 구체적인 방향성 정해질 듯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제넥신이 대규모 임상 3상을 위한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소액 주주들의 반발에 1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 계획이 무산되면서다. 하반기 후기 임상에 진입할 계획인 만큼 자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제넥신 소액 주주들은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하고 사옥에 항의 방문을 했다. 일부 주주들은 제넥신 본사 앞에서 ‘회사는 불통, 주주는 분통, 해결책은 소통’ 등의 문구를 내건 트럭으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소액 주주들은 전환사채 발행으로 인한 주가 하락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환청구될 주식 수가 많고 전환가액이 낮다면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도물량이 많아져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제넥신이 발행하려고 했던 전환사채는 시가총액(2조2000억원)의 5% 수준이었다. 더욱이 제약·바이오사의 신약 개발 연구개발(R&D)와 같이 불확실성이 큰 경우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가 있다.
결국 회사는 “전환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외부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은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방법은 내부적으로 경영 회의에서 신중하고 철저히 검토해 안을 만들겠다”고 공지했다. 이후 주주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서에서는 “소규모 자금도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은 없다”면서 “제넥신이 보유한 자산 일부 매각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제넥신의 임상 3상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소액 주주들은 제넥신 내부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넥신의 1분기 현금성 자산은 약 359억원(연결 기준) 수준이다. 당초 목표금액인 1200억원에 훨씬 못 미친다.
제넥신이 투자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이 보다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제넥신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은 약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관계사인 중국 아이맙 지분 5.05%(약 2000억원), 미국 바이오텍 레졸루트 지분 21.86%(약 148억원), 지난해 말 인수한 툴젠 지분 16.64%(약 790억원) 등 제넥신이 투자한 회사의 지분이 대표적이다. 제넥신은 지난달 중국 아이맙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약 360억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제넥신은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후속 임상을 위한 자금마련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후 주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임상시험 진행 상황, 자금조달 방안 등도 공개할 계획이다. 제넥신은 최근 주주들에게 “6월말을 시작으로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주주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간담회 일시와 참석 방법은 추후 다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왕해나 (haena0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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