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 얻으려 주경야독"..국적법 화두 속 귀화 면접장

이상서 2021. 6. 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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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했는데 노력한 만큼 못 본 거 같아서 너무 아쉬워요."

김정욱 서울외국인청 국적통합과장은 "귀화란 곧 우리 사회 보장 혜택이나 금융 서비스, 노동권 등을 내국인과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는 의미"라며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고, K팝이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등 한국의 위상이 예전보다 크게 오르며 귀화장을 향한 발걸음은 늘 거라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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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열심히 공부했는데 노력한 만큼 못 본 거 같아서 너무 아쉬워요."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의 국적면접실에서 만난 중국 국적의 A(40) 씨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감이 감도는 귀화 면접장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의 국적 면접실에서 귀화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촬영 이상서]

에어컨을 알맞게 틀어놓은 실내는 선선했지만 면접을 마치고 나온 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모국에서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 약 10년 전 입국한 A 씨는 25일 연합뉴스에 "한국에서 살면서 많은 장점과 매력을 발견해 귀화를 신청했다"며 "많이 긴장한 탓에 실력 발휘를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몇 차례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 그대로 '주경야독'을 했다"며 "귀화 시험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고 털어놨다.

최근 국적법 개정안이 화두로 떠오르며 귀화 제도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 취득자는 1만3천885명이다. 2009년(2만5천여 명)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12년부터 매년 1만 명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에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1만 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2018년 12월 국적법 개정으로 5년 이상 연속해서 국내에 주소를 유지하고 영주(F-5) 체류자격을 가진 경우에만 일반 귀화 신청이 가능한 '영주권 전치주의' 제도가 도입되면서 국적 취득의 벽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국적 취득자 현황. (단위:명)

일반 귀화 면접 합격률이 공식적으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는 45%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지원자는 필기시험 격인 종합 평가에 합격해야 면접을 볼 자격을 얻는다.

면접은 심사관 2명과 지원자 1명으로 구성된다. 한국어 능력은 기본이고, 국내 정치와 역사, 헌법, 문화, 지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20∼30분간 이뤄진다. 애국가 제창 시험도 있다.

과거 귀화 심사를 치렀던 터키 출신 한 외국인은 "한국인도 쉽게 합격할 수 없을 정도의 난이도"라고 평했다.

면접을 통과했다면 국내외 범죄 이력 여부와 경제 능력 등 신원을 꼼꼼히 따져 최종 합격 통보를 내린다.

1년에 두 차례뿐인 면접이다 보니 웃지 못 할 일도 생긴다.

이날 예정된 면접 시간보다 20분 정도 지각한 중국 국적의 B 씨는 "경기도 성남에서 운전해서 오는데 앞서가던 차가 사고를 내서 늦었다"며 "억울한 상황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수도권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모국보다 한국이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라며 "7년 전 귀화 심사에 합격한 아내가 '열심히 준비했으니 떨지만 말라'고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뒤늦게 면접 기회를 얻은 그가 들어간 심사장에는 이내 애국가가 우렁차게 퍼져 나왔다.

긴장감이 감도는 귀화 면접장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 출입국외국인청의 국적 면접실에서 귀화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국인(영주 체류 자격자 제외)의 86.5%는 체류 기간 만료 이후에도 한국에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85.1%)보다 1.4%포인트 오른 수치다.

김정욱 서울외국인청 국적통합과장은 "귀화란 곧 우리 사회 보장 혜택이나 금융 서비스, 노동권 등을 내국인과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는 의미"라며 "경제적으로 풍족해지고, K팝이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등 한국의 위상이 예전보다 크게 오르며 귀화장을 향한 발걸음은 늘 거라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10수 끝에 합격한 이가 있을 정도로 귀화 시험 난이도가 높다"며 "최근 우리 국적을 얻기 쉽다는 여론이 높아졌지만, 실상을 안다면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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