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S 글로벌 강자 엔젠바이오,미국 시장 정조준
유전자 증폭(PCR) 대비 바이오마커 대량 분석 가능
국내 최초 NGS 유방암/난소암 정밀진단 제품 허가
국내 경쟁기업 없고, 해외 경쟁사 대비 성능평가 우위
미국 CLIA랩 인수 추진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장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체외진단 시장에서 최근 차세대염기서열(NGS) 기반 진단기술이 가장 주목받으면서 국내 코스닥 상장사 엔젠바이오(354200)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NGS 기술은 가장 널리 쓰이는 유전자 증폭기술(PCR) 대비 진보된 기술로서 엔젠바이오는 국내 최초 암 정밀진단 제품을 개발했다. 국내 최고 NGS 기업으로 꼽힌다. 회사는 미국 진출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엔젠바이오는 미국 CLIA(실험실표준인증) 랩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인수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이 글로벌 기업 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회사는 LA 현지 분자진단 유통기업과 비밀유지협약(CDA)을 체결해 인수를 위한 밑 작업을 완료했다.
엔젠바이오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전문기업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인허가 문제 뿐만 아니라 CLIA랩 검사 서비스 세팅, 주정부 허가 절차 등을 파악 중”이라며 “현재 캘리포니아, 보스톤, 뉴욕주의 후보 랩을 정리하고 우선대상자를 선정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 협의 및 계약을 진행하고, 엔젠바이오 정밀진단 플랫폼을 이식해 NGS 검사 서비스를 세팅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순차적으로 허가를 받아 서비스 론칭 및 상용화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엔젠바이오는 KT 사내벤처 1호로 출발해 2015년 KT와 젠큐릭스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KT 출신 최대출 대표와 핵심 기술 인력들은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유전체 빅데이터 자동 분석 플랫폼을 상용화했다. NGS 기반 정밀진단, 동반진단, 조기진단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젠큐릭스가 12.28%, KT 12.20%, IMM인베스트먼트가 5.2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엔젠바이오가 확보한 NGS 기술은 분자진단 분야 차세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PCR 기술은 한 번의 검사로 소량의 바이오마커 확인만 가능해 정밀진단 분야에서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반면 NGS는 한 번의 검사로 대부분의 바이오마커 분석이 가능하고, 고형암, 혈액암, 유방암, 희귀질환 등 다수 돌연변이 확인이 필요한 정밀진단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NGS 기반 정밀진단 시장은 연평균 20.5% 성장해 오는 2024년 1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NGS 기반 정밀진단 패널(시약)과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갖춘 기업은 국내에서 엔젠바이오가 유일하다. 해외에서도 경쟁기업은 국소수에 불과하다. 엔젠바이오 측은 “해외 경쟁기업으로는 소피아 제네틱스, 아처Dx, GenDX 등이 있다. 하지만 싱가폴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혈액암 정밀진단 제품 성능평가 결과 엔젠바이오 제품 선택됐다”며 “해당 제품은 미국병리학회 인증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2017년 6월 유방암과 난소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BRCAaccuTest’를 아시아 최초로 의료기기인증(CE-IVD)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제품은 서울대병원 임상 결과 진단 정확도 100%를 나타냈다. 프랑스, 폴란드, 베트남에 수출되고 있고, 해외 제약사 P사는 유방암 및 난소암 치료제로 쓰이는 PARP저해제 동반진단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혈액암 5종을 정밀진단할 수 있는 ‘HEMEaccuTest’와 위암, 폐암,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SOLIDaccuTest’도 국내 최초 의료기기인증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국내 대형병원 15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일동제약 신약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오토텔릭바이오, 피로스아이바이오 등과는 신약개발 및 동반진단 개발을 진행 중이다.
특히 회사는 미국 시장 진출도 자신했다. 윤종진 엔젠바이오 부장은 “미국에는 약 수만 개의 CLIA랩이 있지만, 분자진단분야 특화 및 NGS 임상검사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매우 적다”며 “우리는 CLIA랩을 인수해 가장 고급 검사인 NGS 임상검사 서비스로 조기에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타 NGS 임상 검사서비스와 달리 분석 SW가 함께 제공돼 CLIA랩의 주요 경쟁 요소인 TAT(환자 검체 수취 후 최종 보고서 제출 시간)가 단축될 수 있고 비용 절감이 가능해 시간과 가격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젠바이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동반진단 및 분자진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국내 최초로 NGS 제품을 상용화했고,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엔젠바이오의 가능성에 투자했다”며 “국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유력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지역주택조합’ 사기 막는다…모집신고 검토 강화
- ‘친구 A씨’ 고소한 故손정민 父 “계속 응원 부탁”
- 김수찬, 정산 문제 제기… 뮤직K "내용증명 오간 건 사실"
- ‘직방’에 ‘공짜중개’까지…현대판 ‘길드’ 사라질까
- 윤사모 "윤석열 X파일, 국힘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시켜"
- 성시경, 가스라이팅 논란에 "치료받으실 수 있게 돕고파" 심경 언급
- [최저임금 협상]“내년 최소 1만원…이제는 숨통 터줘야”
- 바이든, 빈과일보 폐간에 "억압 중단하라" 中 맹비난
- 구내식당 몰아줬다가 2349억 과징금…삼성 흔드는 밥값 논란
- 또 기록 세운 코스피…인플레 우려에 무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