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판매와 어음결제 거래, 조속히 개선해야

한겨레 2021. 6. 2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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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도매업계 2위 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지난 5월20일 공식 파산했다.

뒤이어 6월15일에는 오프라인 서점 3위 업체 서울문고(반디앤루니스)가 돌아온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냈다.

출판사 3천 곳과 거래하던 서울문고 부도에 따른 피해 예상 규모는 약 180억원으로, 재고 도서를 제외해도 100억원 이상의 출판사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인터파크송인서적과 서울문고가 쓰러지며 출판계가 연쇄 타격을 입은 것은 고질적인 위탁판매와 어음 거래의 악영향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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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근의 출판 풍향계][책&생각] 백원근의 출판풍향계
서울문고가 운영하는 반디앤루니스 서울 신세계 강남점 모습. 반디앤루니스 누리집 갈무리

출판 도매업계 2위 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지난 5월20일 공식 파산했다. 뒤이어 6월15일에는 오프라인 서점 3위 업체 서울문고(반디앤루니스)가 돌아온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냈다. 출판사 3천 곳과 거래하던 서울문고 부도에 따른 피해 예상 규모는 약 180억원으로, 재고 도서를 제외해도 100억원 이상의 출판사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인터파크송인서적과 서울문고의 추락 배경 중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서점으로의 수요 집중과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 하락이 있다. 통계청의 ‘온라인 쇼핑 동향 조사’를 보면, 2020년 온라인 서점의 총 매출액은 약 2조4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성장세다. 반면 오프라인 서점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비슷했던 1위 업체 교보문고의 경우 지난해 온라인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3.3% 성장한 반면, 전국 체인매장(오프라인) 매출은 7.4% 하락했다. 그 결과 온라인 매출 비중이 64.8%로 오프라인을 크게 앞질렀다. 서점계 2위 업체인 영풍문고의 전년 대비 매출 하락률은 14%였으며, 서울문고의 경우 대략 20% 안팎의 매출 하락이 점쳐진다.

앞선 사태들의 공통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고칠 건 확실히 고쳐야만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인터파크송인서적과 서울문고가 쓰러지며 출판계가 연쇄 타격을 입은 것은 고질적인 위탁판매와 어음 거래의 악영향이 절대적이다. 출판유통에서 위탁판매와 어음 거래는 일제강점기 이래 산업적 유산이다.

일본의 위탁판매는 1909년에 지츠교노니혼샤가 잡지 <부인세계> 신년호를 이 방식으로 판매하며 대성공을 거둔 이후 출판물 대량판매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서점 입장에서는 위탁받은 출판물의 판매분은 대금을 지불하되 팔다 남은 건 전량 반품이 가능하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 위탁거래라는 반품 보장 후불제 정산 방식은 도매상의 성장, 도서정가제 정착과 더불어 서점 확산에 기여했지만 현재는 40%에 달하는 높은 반품률로 출판유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일본과 달리 한국의 위탁판매는 반품 기한도 없고, 도매상들이 여신 한도 초과분을 결제하도록 하여 진짜 위탁제도 아니다. 서양의 주요국처럼 위탁 없이 매매하되 거래량의 일정 비율만큼의 반품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개선이 시급하다.

어음은 어떤가. ‘출판유통 어음거래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8) 보고서는 단행본 시장의 어음 거래 비율이 11%라고 추정했다. 전국 거래 도매상 600억원, 체인서점 550억원, 지역 도소매점 150억원 규모로 거래량 자체는 감소세다. 어음이 불필요하다는 출판사 의견이 90%로 압도적이다. 교보문고는 작년부터 어음 결제를 없애는 모범을 보였다. 이제 전면적인 현금 결제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 도매상이나 서점 부도로 인한 출판사들의 위험관리를 도모하고 합리적인 출판유통으로 진화하려면 낡은 폐습은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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