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수 독점기업에 장악된 삶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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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된 대표적 '반독점론자' 리나 칸 교수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린 건, 예일대 법대 재학 시절이던 2017년에 쓴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란 논문이다.
탐사전문기자가 쓴 <우리는 독점 기업 시대에 살고 있다> 역시 최근 몇 년 새 꼬리를 물고 쏟아지는, 독점기업을 겨냥한 기나긴 저작 리스트의 하나로 충분히 꼽힐 만하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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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독점 기업 시대에 살고 있다: 아마존부터 교도소까지, 대기업 권력 시대의 삶
데이비드 데이옌 지음, 유강은 옮김/열린책들·2만5000원
얼마 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된 대표적 ‘반독점론자’ 리나 칸 교수의 이름을 세상에 처음 알린 건, 예일대 법대 재학 시절이던 2017년에 쓴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란 논문이다. 1980년대 이래 ‘소비자 편익’의 증가를 명분 삼아 독점을 방어·옹호해오던 기존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소비자 편익의 관점에서 벗어나, 자유경쟁을 말살하며 산업 전반의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독점의 진정한 폐해를 직시하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진다. 이런 목소리의 주된 발신자가 주류 진영이라 불릴 만한 연구자와 관료들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가히 ‘반독점’은 21세기 시장경제의 핵심 화두다.
탐사전문기자가 쓴 <우리는 독점 기업 시대에 살고 있다> 역시 최근 몇 년 새 꼬리를 물고 쏟아지는, 독점기업을 겨냥한 기나긴 저작 리스트의 하나로 충분히 꼽힐 만하다. 지은이는 항공산업에서 교도소에 이르기까지 극소수 기업의 손에 장악된 삶의 다양하지만, 동시에 공통된 풍경을 고발한다. 철도 독점재벌이 미국 사회를 쥐락펴락했던 100여 년 전, ‘궁지에 몰렸다’를 뜻하는 표현은 ‘be railroaded’였다. 독점기업에 종속된 일상의 상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민주주의냐, 아니면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것이냐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둘 다 가질 순 없다.” 독점기업의 위세가 최정점에 이르렀던 바로 그 시절, 반독점 운동을 앞장서 이끌었던 루이스 브랜다이스 대법관이 남긴 한마디는 빅테크를 필두로 한 거대 독점기업의 포로가 되어버린 2020년대에 더욱 빛나는 게 아닐까.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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