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은 어떻게 인간의 역사를 좌지우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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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 지구에 출현한 건 약 40억 년 전이다.
현생 인류의 역사는 고작 20만 년 정도니 생명의 역사를 하루로 압축한다면 미생물에게 인간은 밤 11시 59분 57초쯤에 나타난 신종 생명체일 뿐이다.
2007년 처음 출간된 책이어서 코로나19에 대한 내용은 서문의 일부뿐이지만 미생물과 함께해온 인류의 역사는 팬데믹 대응에 적잖은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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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 지구에 출현한 건 약 40억 년 전이다. 현생 인류의 역사는 고작 20만 년 정도니 생명의 역사를 하루로 압축한다면 미생물에게 인간은 밤 11시 59분 57초쯤에 나타난 신종 생명체일 뿐이다. 인류의 역사가 미생물에 의해 몇 번이나 요동쳤던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바이러스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영국 의학미생물학자 도로시 크로퍼드가 쓴 이 책은 지구의 지배자인 미생물의 진화와 함께 변화해온 인류의 역사를 짚는다. 인류사 초기부터 21세기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미생물이 어떻게 인간의 삶과 문화를 바꾸고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인류의 변화는 미생물의 진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적한다.
저자는 초기 인류가 수면병을 일으키는 파동편모충을 피해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과 아시아로 이주해 정착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어 유럽 왕가를 덮친 천연두, 전례 없는 희생자를 낸 흑사병, 아일랜드에 끔찍한 기근을 일으킨 감자잎마름병, 21세기에 등장한 에이즈와 독감 등의 발생과 전파 양상, 그 영향을 의학ㆍ역사적 관점에서 검토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알기 쉽게 풀어 쓰면서 박진감 있는 서술로 독자를 잡아 끄는 저자의 글솜씨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치명적 동반자, 미생물’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인간과 미생물은 위태로운 공생 관계를 이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007년 처음 출간된 책이어서 코로나19에 대한 내용은 서문의 일부뿐이지만 미생물과 함께해온 인류의 역사는 팬데믹 대응에 적잖은 교훈을 준다. 미생물은 언제나 한 발짝 우리보다 앞서 나간다는 것, 그리고 미생물이 가져올 대재앙을 피하려면 인류애와 이타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공조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이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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