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김정은 솔직, 열정, 결단, 국제감각", 聖君이라는 건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고 국제적 감각도 있다”고 말했다. 2018년 평양 방문 당시 능라도 연설을 회상하면서 “북한 주민의 눈빛과 태도를 통해 평화에 대한 열망이 크고 매우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 발언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몰살·고문·강간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했다. 또 과거 다섯 차례 비핵화 합의에 서명했지만 모두 어겼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살인자”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보다 몇 배는 더한 김정은을 마치 성군(聖君)인 양 묘사했다. 도를 넘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김정은이 ‘우리 아이들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말했다”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김정은은 올해 노동당 대회에서 핵을 36차례나 언급하며 핵잠·전술핵 등 개발을 지시해놓은 상태다. 지금 세계 지도자 중에서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문 대통령이 유일할 것이다. 김정은 스스로도 자신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입장이라면 핵을 포기하겠나. 김정은은 핵을 갖고 있으면 죽고, 핵을 버려야만 살 수 있을 때 핵을 포기한다. 문 대통령 같은 사람이 있는데 김정은이 왜 핵을 포기하겠나. 5100만 국민의 안위를 책임진 대통령의 헛된 생각은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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