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비용을 발명한 브레게.. 2021년, 투르비용의 해를 기념하다
시계 마니아든, 입문자든 고급 복잡시계(컴플리케이션 워치)를 찾아본 이들이라면 빠지지 않고 듣는 용어가 있다. 바로 ‘투르비용’이다. 중력으로 발생하는 오차를 보완하는 장치로 기계식 시계의 정확성을 한층 더 높이는 인류의 발명품이다. 이를 고안해 내놓은 이가 바로 스위스 최고급 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창업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1747년 ~ 1823년)다. 스위스 브레게 매뉴팩처엔 그가 이뤄낸 수많은 업적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시계의 역사를 바꿔놓은 ‘사건’이자, 그의 삶은 곧 시계의 진화였다. 시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라도 ‘브레게’라는 이름만은 외워두자. 그 자체로 시계에 대해 ‘좀 아는’ 이가 될 것이다. 고급 시계에 관한 상당수 발명은 브레게의 손에서 이뤄졌으며 수많은 시계 브랜드가 브레게의 발명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고안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탁월한 워치메이킹 컴플리케이션인 투르비용, 220주년을 맞다
당대를 대표하는 기술적 발명에는 이전 세기의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전의 기술은 새로운 혁신으로 대체되며, 지속적인 진보의 흐름 속에 휩쓸려 결국에는 늘 잊혀지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가지 예외가 존재한다. 바로 투르비용이다. 시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 중 하나로 꼽히는 투르비용이 2021년인 올해 220주년을 맞았다. 뛰어난 정밀성을 갖춘 정교한 메커니즘으로 완성된 투르비용은 진정한 인류의 탐험의 중심에 있다.
투르비용은 이미 스스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달성했던 총명한 한 남자의 머릿속에서 탄생했다. 1747년 스위스 뇌샤텔에서 태어난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15세에 프랑스에 건너가 베르사이유 및 파리에서 계속해서 견습 과정을 수료한 뒤 특히 수학 및 물리학과 같은 과학 분야에 튼튼한 토대를 갖춘 마자랭 대학에서 공부했다. 브레게는 워치메이커이자 훌륭한 엔지니어였다. 1775년 시테섬에서 사업을 시작한 그는 소위 퍼페추얼 혹은 셀프 와인딩 시계라고 불리는 시계를 선보였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여왕에 이어 결국 베르사이유 궁의 모든 사람을 매혹시켰다.
시계 공학자이자, 제작자이며, 발명가이기도 한 브레게는 1801년이 되어서야 겨우 10년간의 특허권을 취득했다. 프랑스 공화력으로는 ‘7 Messidor 9년’이었던 1801년 6월 26일이었다. 당시 그가 장관에게 올리는 편지와 서류를 보자. 특허 취득을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친 끝에 그는 타임피스에 관해 설명하는 수채화 판을 준비해 내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낸다.
“내무장관 각하. 시간 측정 장치의 활용을 극대화할 새로운 발명품에 관한 설명을 담은 논문을 송부 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해당 장치는 투르비용 레귤레이터로 명명하였습니다.…. 이 발명품을 활용하여 레귤레이터의 움직임으로 인해 중력 중심이 다르게 위치하여 발생하는 변칙을 성공적으로 보완하였습니다. 또한 레귤레이터 축과 축이 움직이는 구멍 주위의 모든 영역에 마찰력을 배분하는 데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오일이 두껍게 도포되어 있더라도 모든 마멸 방지 부품을 매끄럽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브먼트의 정확도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많은 오류들을 제거하였습니다. …. 이 모든 이점과 제가 자유로이 생산했다는 점, 해당 장치를 확보하기 위해 투입한 상당한 비용을 고려하여, 발명일을 확정하고 권리를 주장하며 저의 희생에 대한 보상을 얻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브레게”
그 사이 이미 많은 이들이 브레게를 모방했다. 그 중 반 보닉센은 브레게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카루셀을 발명했다. 투르비용은 단순한 기계식 예술 작품이 아니며, 그 자체에 물리학과 인류의 탐험, 산업 혁명기의 대서사시가 담겨 있다.
◇투르비용에 담긴 브레게의 천재성과 모험심
1793년 프랑스 혁명 발발 기간 스위스로 옮겨 제네바와 뇌샤텔, 쥐라 지역의 워치메이커들과 교류했던 그는 1795년 프랑스로 돌아온 뒤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5년간 다양한 발명을 내놓는다. 터치로 시간을 읽을 수 있는 택트 워치, 클록 위에 시계를 고정시켜 시간을 초기화하고 동기화하는 심퍼티크 클록(sympathique clock),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서브스크립션 워치(배럴을 중심으로 기어트레인 및 밸런스를 대칭으로 배치한 것. 바늘이 하나인 시계), 일정한 힘을 조절하는 이스케이프먼트, ‘투르비용 레귤레이터’로 불리는 새로운 메커니즘 등을 고안해낸다.
정확성을 손상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메탈 소재의 확장 및 오일의 안정성에 관한 모든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프랑스, 스위스의 여러 워치메이커들은 물론 18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시계 장인이자 ‘아놀드&선’ 브랜드의 효시가 되는 존 아놀드 등과의 교류를 통해 시계 업계 주요 3국의 성과를 흡수하고 종합한 유일한 워치메이커였다. 시계 내부 장치 및 일정한 회전력에 영향을 주는 물리학 법칙의 영향을 ‘보완(compensated)’했지만, 중력의 법칙을 바꿀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조절(tame)’하기로 했다.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바로 ‘투르비용’이다.
‘투르비용’은 원래 데카르트(Descartes) 및 백과전서를 비롯한 19세기의 주요 사전에 ‘행성계 및 단일 축에서의 회전을 가리키거나 태양 주위에서 천체가 회전하도록 하는 에너지’를 의미했다. 당시 단어 속 의미는 현대적인 의미의 ‘격렬한 회전’ 혹은 ‘통제 불가능한 폭풍’과는 달랐다. 계몽주의 시대의 사람이었던 브레게는 모방하기에 앞서 세계를 관찰했던 사람이 고를 법한 단어를 채택했다. 워치메이킹을 소우주의 탄생으로 여겼던 18세기 철학자와 유사한 면이 있다. 천체와 마찬가지로 일정하게 회전하는 이동식 케이지 속에 조절 장치인 밸런스 스프링, 힘을 전달하는 이스케이프 휠과 레버로 구성된 장치를 조합한 메커니즘에서는 아주 작고 깔끔하게 정렬된 별자리를 손쉽게 엿볼 수 있다.
◇인류의 위대한 유산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특허 취득한 이듬해인1802년과 1806년, 1819년에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만국 박람회에서 이를 홍보했다. 그는 ‘시계가 똑바로 있거나 기울어지는 등 위치에 상관없이 정확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으로 타임피스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레게와 직원들은 1796년과 1829년 사이에 40개의 투르비용을 계속해서 제작했다. 이외에도 마무리되지 못하거나 장부에 적히지 못하거나, 폐기 및 분실된 9개의 투르비용이 있다.
특허의 설명에 따르면 케이지는 매분 회전해야 하지만, 35개의 시계 중 반 이상은 4분 혹은 6분마다 1회 회전하는 케이지를 보유하고 있다. 5개 독특한 제품으로 심퍼티크 클록, 클록과 워치 세트, 시연 목적의 대형 모델, 해군 크로노미터, 휴대용 시계가 있다. 왕족(영국의 조지 3세 및 조지 4세, 스페인의 페르난도 7세), 러시아 귀족(예르몰로프 공주, 가가린, 레프닌, 데미도프 등)뿐 아니라 저명한 유럽 인사(폴란드의 포토키 백작, 이탈리아의 아르친토 백작과 G.B. 소마리바, 헝가리의 포드머니츠키 남작, 포르투갈의 슈발리에 드 브리토) 등이 고객이었다. 1820년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총독이었던 토마스 브리즈번도 브레게 시계와 함께 호주에 당도했다. 그는 남반구의 하늘 지도를 작성하기 위하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최초로 관측소를 세웠던 인물이다. 골드 혹은 실버 케이스에 담긴 투르비용은 과학의 산물이면서도 섬세한 마감을 더해 예술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초기 40개 중 12개의 시계가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데, 3개는 브레게 박물관 컬렉션에 속하며, 5개는 대영박물관을 비롯한 영국의 다른 박물관에 보관돼 있고, 나머지는 이탈리아, 예루살렘, 뉴욕에서 만날 수 있다. 15개의 시계는 개인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2개의 시계가 경매에서 낙찰됐다. 총 40개의 오리지널 타임피스 중 30개는 현존하고 있으며, 이렇게 높은 비율은 브레게 시계가 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다는 점을 방증한다.
브레게는 1920년부터 1950년까지 새로운 투르비용 포켓 워치 셀렉션을 출시했고, 또 획기적인 부활을 맞는다. 일반적으로는 똑바로 착용하는 포켓 워치를 위한 디자인이지만, 중력에 훨씬 둔감한 작은 케이스의 손목시계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당신은 이제 발명 220년 후에도 계속해서 인류의 정신에 살아 숨 쉬며 눈부시게 빛나는 투르비용의 미학, 인류 역사의 장, 모든 의미에 있어 혁명적인 과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브레게는 6월 26일 투르비용 데이(Tourbillon Day)를 맞아 브레게의 팬, 시계애호가들과 수집가를 초대합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며 전 세계의 브레게 부티크에서 여러 컬렉션과 특별한 컴플리케이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합니다.
1801년 6월 26일
1801년 6월 26일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투르비용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했습니다. 천재성이 돋보이는 걸작은 200년 동안 여러 세대의 워치메이커와 엔지니어의 손을 거치며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역사를 계승하며 워치메이킹 업계의 독보적인 발명품을 수호하는 브레게 하우스는 예술, 미학,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타임피스를 선보이며 대담한 도전을 이어나갑니다. 최첨단 제어 장치와 R&D 분야를 향한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워치메이킹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명품을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다수의 특허를 획득하였습니다. 브레게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수많은 투르비용 모델은 1801년의 발명품에 완벽을 기하기 위한 브레게의 열망을 담고 있습니다. 2021년을 맞이해 브레게 하우스는 다양한 이벤트와 6월 26일 투르비용 데이(Tourbillon Day) 를 통해 창립자의 독창성과 투르비용의 진귀함을 기념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기계식 마스터피스의 명성과 영예를 이어온 7가지 모델을 소개합니다.
2007년 클래식 투르비용 메시도르 5335
무브먼트의 다른 요소들과의 눈에 띄는 연결점 없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투르비용입니다. 신비로운 구조의 핵심은 사파이어를 사용하여 완성되었습니다. 투르비용은 2개의 사파이어 플레이트 사이에 탑재되었으며, 특허를 획득한 새로운 솔루션을 통해 세 번째 사파이어에 케이지를 부착했습니다.
2008년 헤리티지 투르비용 5497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로 구동되는 투르비용이 탑재된 배럴형 모델입니다. 칼리버의 가장자리는 케이스의 가장자리와 동일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브레게의 워치메이커들은 수많은 도전을 통해 케이스의 모양에 완벽하게 맞는 무브먼트를 제작해냈습니다. 투르비용이 탑재된 타임피스의 구조에서 그 탁월한 기술성을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독특한 요소인 투르비용 브릿지는 6시 방향에서 다이얼의 마커로 활용됩니다.
2010년 트래디션 투르비용 퓨제 7047
이 타임피스의 투르비용 케이지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초기 스케치에서 직접 영감을 받은 구조로 제작되었고, 충격 방지 보호 기능의 특허를 취득한 메커니즘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브레게 오버코일이라고 불리는 밸런스 스프링은 터미널 곡선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성으로 특허를 받은 실리콘 소재로 완성되어 탁월한 장점으로 꼽힙니다.
2017년 마린 투르비용 에콰시옹 마샹 5887
퍼페추얼 캘린더와 균시차를 갖춘 무브먼트의 중심에는 사파이어 디스크 위에 자리잡은 캠이 탑재되어 있고, 이는 1년에 한 바퀴를 회전하며 균시차의 사이클을 완벽하게 재현해냅니다. 특허받은 투명 디스크는 가장자리에서 1년 12개월을 표시하며, 아래에 있는 투르비용을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균시차 표시 기능은 캠의 형태를 따라 완성된 핑거 피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8년 클래식 투르비용엑스트라-씬 오토매틱 5367
티타늄 케이지와 실리콘 소재의 밸런스 스프링 및 이스케이프 휠과 같은 현대적인 기술을 활용하여 단 3mm 두께의 무브먼트를 갖춘 울트라-씬 투르비용이 완성되었습니다. 새롭게 디자인된 무브먼트의 구조를 통해 케이지의 회전은 틈이 있는 가장자리 휠로 구동됩니다.
2019년 클래식 투르비용 엑스트라-씬 스켈레트 5395
타임피스의 엑스트라-씬 칼리버에서는 4Hz의 고주파로 진동하는 밸런스 휠이 돋보이며, 80시간의 안정적인 파워 리저브를 자랑합니다. 이는 특허받은 디자인인 고에너지 배럴로 완성되었습니다. 완벽한 스켈레톤 칼리버를 갖춘 타임피스이며, 속을 비운 골드 플레이트와 브릿지는 수작업으로 장식하여 무브먼트의 기계적 구조를 엿볼 수 있습니다.
2020년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5345 퀘드올로지
다수의 특허를 바탕으로 특별한 구조를 갖춘 무브먼트가 완성되었습니다. 두 개의 메커니컬 무브먼트는 각각 자체 배럴을 통해 독립적으로 구동됩니다. 섬세하게 맞물린 조각 작품같이 그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무브먼트가 마치 한 편의 가곡처럼 축을 따라 12시간 간격으로 회전합니다. 투르비용 케이지의 밸런싱 작업 등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됩니다.
내달 7일부터투르비용 발명220주년기념 행사
브레게는 투르비용 발명 220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 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1층 팝업 매장에서 ‘투르비용 발명 특허 취득 220주년 행사’를 진행한다. 브랜드 최초로 오픈하는 브레게 팝업은, 투르비용을 상징하는 5가지 키워드(역사-HISTORY/ 감성-EMOTION/ 디자인-DESIGN/ 정확성-PRECISION/ 발명-INVENTION)를 콘셉트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투르비용를 구성하는 이스케이프먼트 휠, 밸런스 스프링, 레버 모티브가 팝업 곳곳에 녹아 있어 위트를 준다. 방문객들은 투르비용이 박동하는 모습을 확대 모니터를 통해 관찰할 수 있으며, 2021년 노벨티 제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장소 :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이스트 1층 팝업 매장
▲ 기간 : 7월 7일(수)~20일(화)
▲ 시간 : 10시 30분~2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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