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블랙 위도우 "진화하는 女주인공 만든 자부심 느껴"
영화 속 여성 영웅도 진화한다.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 같은 수퍼 히어로들이 총집결한 무적 군단 ‘어벤져스’의 첫 여성 영웅이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다. 2010년 ‘아이언맨 2’에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웠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올해 드디어 어엿한 단독 주연으로 격상됐다.
다음 달 7일 개봉하는 영화 ‘블랙 위도우’는 주연은 물론, 제작과 연출까지 여성들이 도맡았다. 주연과 총괄 제작을 맡은 스칼릿 조핸슨은 24일 국내 언론과의 영상 간담회에서 자신이 맡은 블랙 위도우의 ‘신분 상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이언맨 2′까지만 해도 남성 주인공들에게 반응만 하는 캐리커처 같은 느낌이었다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죠.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 이르면 하나의 완벽한 인물로 등장했어요. 그렇게 계속 진화하는 등장인물을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이 있어요.”
과거 할리우드 영웅물에서 주인공은 수퍼맨·배트맨처럼 백인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도 최근 영웅물의 두드러진 경향이다. 흑인 영웅이 등장한 ‘블랙 팬서’와 여성 영웅들이 전면에 나선 ‘원더 우먼’과 ‘캡틴 마블’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영국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에 출연했던 배우 플로렌스 퓨가 ‘블랙 위도우’의 여동생 옐레나 역을 맡았다. 여성 감독인 케이트 쇼트랜드가 연출. 쇼트랜드 감독은 간담회에서 “우리 영화는 ‘블랙 팬서’나 ‘원더 우먼’ 같은 영화들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다”면서 “주류인 백인 남성 이외의 다른 관객들도 존재한다는 걸 영화사들도 깨닫기 시작했으며, 우리 영화 덕분에 또 다른 다양한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 안배는 자연스럽게 영웅물의 성격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완벽함(‘수퍼맨’)이나 고독함(‘배트맨’)이 두드러졌던 이전 영화들과는 달리, 최근 여성 영웅물에서는 주인공의 내면적 상처를 보여주거나 사랑·화해 같은 따스한 정서를 강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블랙 위도우’ 역시 구소련의 스파이로 훈련받으면서 겪어야 했던 상흔(傷痕)을 보여주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쇼트랜드 감독은 “영화에서 여성들은 단순한 피해자(victim)가 아니라 생존자(survivor)”라며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없었던 이들이 사랑과 고통을 겪으며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심리적 여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에 여성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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