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확대의 역설.. 국산점유율은 반토막, 일자리는 10% 줄어

김승범 기자 2021. 6.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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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30년 전쟁] [4]
2021년 6월 9일 전남 해남군 산이면 구상리 국내 최대 발전단지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 중앙에 '태양의 정원' 조성되어 있다./김영근 기자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신산업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내 태양광·풍력 분야 제조업 일자리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태양광·풍력발전 주요 설비 시장에서 외국산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린 산업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선 오히려 퇴보하는 역설에 빠진 것이다.

24일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8360명이었던 태양광 산업 제조 업체 근로자는 2019년 7538명으로 9.8% 감소했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 국내 태양광 업체는 2017년 118개에서 2018년 102개, 2019년 97개로 계속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OCI와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태양광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접었다. 잉곳(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이나 사각형으로 가공한 중간 소재)을 만들던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정부의 태양광 확대에 따른 수혜는 중국 업체들이 누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패널에 들어간 국산 태양전지의 점유율은 2019년까지만 해도 최소 50%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20%대로 하락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솔라시도 태양광단지’에 설치된 태양전지도 100% 중국산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태양전지는 한국산과 비교할 때 효율은 비슷한데 가격은 15~20% 싸기 때문에 경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산 태양광 모듈 수입 규모는 2017년 2억4155만달러에서 지난해 3억5944만달러로 최근 3년 새 50% 가까이 늘었다.

국내 풍력 터빈 시장에서 국산 점유율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국산 터빈이 차지한 비율은 37.7%로 덴마크산(43.9%)에 뒤졌다. 2019년만 해도 국산과 덴마크산의 점유율은 각각 52.9%와 35.5%였는데 역전된 것이다. 세계 1위 해상풍력발전 업체 오스테드를 앞세운 덴마크는 풍력 발전 강국이다. 우리 업체들은 점유율(지난해 기준)에서 중국(10.4%), 독일(7.9%)에 쫓기는 신세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국내 태양광·풍력발전 업계가 원가와 기술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외국 업체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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