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개·소·문, 농업의 신생존전략 [아침을 열며]

2021. 6.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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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패턴은 늘 변화한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배가 세계에서 알아주는 과일임에도 점차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네트워크를 표현하는 연(連), 열려 있는 사고를 뜻하는 개(開), 작은 규모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는 소(小), 나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뜻하는 문(紋)을 말한다.

더불어 생명존중 사상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조화시켜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개성 있는 강소농이 늘어나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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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소비 패턴은 늘 변화한다. 이는 과일도 마찬가지다. 최근 과일 소비를 보면 크기가 작고 손쉽게 먹는 과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인 가구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현대인들은 음식물 처리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고자 남기지 않을 적은 양을 선호한다. 껍질을 깎아먹지 않고 바로 씻어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씨가 없는 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로 껍질째 먹는 사과, 씨 없는 포도가 유행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배가 세계에서 알아주는 과일임에도 점차 소비가 감소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틀에 박힌 고정적인 방식이 통했다. 그런데 시대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세상이 됐다.

농업 역시 새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바로 '연·개·소·문' 전략이다. 이는 네트워크를 표현하는 연(連), 열려 있는 사고를 뜻하는 개(開), 작은 규모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는 소(小), 나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뜻하는 문(紋)을 말한다.

첫 번째 연(連), 우리는 많은 사람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멋진 상상력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다양한 분야, 사람과의 교류 속에서 나온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비유'처럼, 어떤 문제를 하나의 시선으로만 바라본다면 새로운 발상을 하지 못한 채 우물 안 개구리가 될 뿐이다. 전혀 상관없이 보이는 분야라도 나와 접목시킬 때, 예상치 못한 폭발력을 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개(開). 찰스 다윈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도 아니고 똑똑한 종도 아닌 환경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 했다. 적응을 위해선 기존의 관행과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리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적절한 경쟁도 필요하다. 달리기를 할 때도 혼자 뛰는 것보다 시합을 할 때 기록이 더 좋아지듯, 경쟁자조차 친구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으로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일 때 진짜 지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소(小).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고 말했다. 아름답다는 말은 인간 친화적이고, 자연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과거에는 큰 것이 경쟁력이 있었지만 이젠 작은 것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뛰어넘어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를 따지는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농업으로는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 강소농(强小農), 작지만 강한 농업이 가능한 배경이다.

네 번째 문(紋)은 남들과는 구별되는 개성 있는 무늬를 뜻하는 것으로 이미지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한국 농업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농업이 지닌 고유의 색깔을 찾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이야기를 만들고, 창의적 발상을 통한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농업이 세계에 우뚝 서기 위해서는 환경 변화를 직시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작은 성공 사례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생명존중 사상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조화시켜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개성 있는 강소농이 늘어나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민승규 국립한경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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