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법치의 시간

배연국 2021. 6. 24. 23: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모기의 극성으로 밤잠을 설친 어떤 신자가 신부에게 따지듯 물었다.

"신께서 인간을 사랑하신다면서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는 왜 창조하셨습니까?" "그건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지 않소. 모기는 더러운 곳을 좋아하므로 모기를 없애려면 자기 몸과 주변을 깨끗이 해야 하오. 그 덕분에 인간은 청결한 환경에서 병에 걸리지 않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었소."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모기의 극성으로 밤잠을 설친 어떤 신자가 신부에게 따지듯 물었다. “신께서 인간을 사랑하신다면서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는 왜 창조하셨습니까?” “그건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그렇지 않소. 모기는 더러운 곳을 좋아하므로 모기를 없애려면 자기 몸과 주변을 깨끗이 해야 하오. 그 덕분에 인간은 청결한 환경에서 병에 걸리지 않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었소.”

비단 자연계뿐이 아니다. 인간 세상에도 ‘모기’의 존재가 필요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거짓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돈과 권력을 지닌 자가 갑질을 저지르고 법을 농단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때 경고음을 울린 이가 조국 전 법무장관이라는 ‘아빠 모기’다. 거짓과 반칙으로 얼룩진 아빠 찬스의 등장에 사람들은 서초동으로 몰려가 “내가 조국이다”라고 소리쳤다. 자녀 입시를 위해 부부가 거짓 스펙을 만든 사실이 드러났지만 군중들은 더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사람들이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다시 나타난 모기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라는 ‘엄마 모기’다. 그의 역할은 아빠 모기가 못 다한 사명을 완수하는 일이었다. 그는 아들의 ‘황제 병역’ 의혹과 관련해 “보좌관이 (군에) 전화한 적도 없고 내가 지시한 적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27번에 걸친 그의 부인은 27번의 거짓으로 밝혀졌다. 거짓이 들통난 후에도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라며 되레 큰소리쳤다. 마침내 그의 엄마 찬스는 거짓과 불공정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 엄마 모기가 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후흑(厚黑)의 깃발을 높이 내걸었다.

조선의 문신 신흠은 치세와 난세를 이렇게 구분했다. “소인이 판을 치면 난세이고 군자가 역량을 발휘하면 치세다.” 요즘 소인들이 활개 치는 현상을 보면 난세임이 분명하다.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의 말을 빌리자면 ‘무법의 시간’이다. 다행히 조국과 추미애로 이어진 모기들의 활약 덕분에 무법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불결한 무법의 시간이 가고 청결한 ‘법치의 시간’이 오고 있다.

배연국 논설위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