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北에 배상 책임 물어야
韓 국군포로 첫 배상 판결 불구
제3채무자 경문협 측 불복 소송
정부, 수십만 후손들 눈물 방치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로 민사소송과 배상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미국 법정에서 시작됐고, 작년엔 우리 법정에서도 국군포로 강제노역 배상 첫 판결이 나왔다.
두 재판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9년 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함으로써 가능했다. 테러지원국에 대해선 고문·인질·부상·사망 등에 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해온 ‘외국주권 면책특권법(FSIA)’이 김정은 앞에 되살아났다.
2008년 부시 행정부가 2007년 ‘10·3 합의’에 따른 비핵화 이행 조건으로 해제해주었던 테러지원국에 북한이 재지정된 결과는 김정은이 자초했다. 오토 웜비어씨가 당한 일들이 결정적이었다.
미국은 불법 석탄 거래로 적발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를 몰수해 비공개 경매로 매각했다. 노후 선박의 고철값 정도여도 웜비어씨 가족 등 피해자들이 받을 전망이다. 웜비어씨 부모는 세계 곳곳의 북한 자산을 찾아내고 있고, 이달 11일 미 의회에서는 민주-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나서서 북한 등 해외 독재정권의 불법 자산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상하원 동반으로 발의했다. 북한정권의 부패상이 구체적으로 공개될 수 있고, 찾아낸 자산들은 배상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우선 돌아가게 될 것이다.
웜비어 판결은 한국 내의 북한정권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 작년 7월 나온 국군포로 강제노역에 관한 북한과 김정은의 배상 책임 판결로 길이 열렸다. 시민단체인 ‘물망초’의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탈북 귀환 국군 2명을 대리한 배상 청구 소송에 서울중앙지법은 2100만원씩 배상받을 권리를 인정했다.
그러나 기념비적 판결에도 배상은 1년 가까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 배상받을 곳이나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법원 결정문은 채무자를 북한과 대표자 김정은으로 두면서도, 제3채무자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대표이사 임종석’으로 이미 적시했다. 경문협 측은 조선중앙TV 등 저작권료 명목으로 평양으로 보내주려고 국내 언론들에서 차곡차곡 돈을 거둬 약 23억원을 모아뒀다. 그중 4200만원은 불과 1.8%인데도 경문협 측은 법원 추심 명령에 불복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자들께 배상할 날은 반드시 온다. 사죄는 여론과 국민들이 요구할 것 같다.
6·25전쟁 71주년이다.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는 이분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묻히지 않는다. 미해결 상태로 세대를 거치며 피해자가 곱절로 커져왔기 때문이다.
평생 기다려온 한국 내 수십만 명의 가족들은 기본적인 피해자들이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동안 꾸릴 수밖에 없었던 가정과 자녀들도 생각해보자. 국군포로 1명마다 부인 1명과 북한에서 태어난 자녀를 최소 2명씩으로 봐도 이해하기 쉽다. 8만여명의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는 북한 내에만 최소 32만여명의 피해다. 연좌제와 성분을 나눈 극심한 차별과 박해가 대물림되니 자녀들의 결혼으로 3대에 이르러 수백만명 규모다. 전시 10만여명의 납북자와 전후와 최근 납북·억류된 우리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문제가 소멸되거나 덮일 수 없다. 피해자와 유족의 범위는 계속 커지고 있다. 북한정권과 김씨 일가, 협력자들에게 날아들 배상 책임은 천문학적 규모가 될 것이다. 방치한 우리 정부 책임도 예외일 수 없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생방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곧바로 수습하며 한 말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100인분 예약 후 당일 ‘노쇼’, 음식 버리며 울컥”…장애인체육회 결국 보상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15살’ 오유진 지독하게 괴롭힌 60대 男, 결국 집행유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