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동향] 라면과 ESG
투자자들 자금조달 제한 불구
작년만 1220만ha 열대림 실종
순수 생태계 지킬 방법 찾아야
라면이나 튀긴 과자의 성분표를보다 보면, 빠지지 않는 원재료 중 하나가 ‘팜유’이다. 팜유는 기름야자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으로, 식품뿐 아니라 비누, 립스틱에도 중요한 원재료이다. 바이오 디젤의 연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같은 재배 면적에서 10배 정도의 양을 생산할 수 있어서 가격도 싸고,효용도 좋다. 잘 산패되지 않아 보존성도 좋다. 그러나 팜유의 건강 영향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환경적 악영향은 그동안에도 신랄하게 지적되어 왔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투자사들의 경우에도 팜유뿐 아니라 소고기, 펄프와 종이, 고무, 콩, 목재와 같이 삼림 벌채를 유발하는 상품에 대한 자금 조달을 제한해 갈 전망이다.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2011년 기름야자 농장을 인수해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5년 노르웨이 연기금, 2018년 네덜란드 공적연금 등 세계 최대 국대펀드들로부터 거래 중단 조치를 받았고, 결국 2020년 친환경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3월기업들에 “삼림 파괴, 생물다양성 손실, 해양 및 담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삼림벌채 금지 정책’ 및 생물다양성 전략을 공표하라”고 요구하며 자연자본(naturalcapital)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여전히 삼림벌채를 하며 환경을 훼손하는 기업들에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현실이 폭로되며 비난을 받는다. 아마도 당분간은 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 요구와 투자사들에 대한 자금 조달 자제 촉구가 동시에 이루어지며 관련 규제들이 만들어져 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을 중심에 놓고 ESG를 공시하는 프레임워크로 각광을 받고 있는 TCFD와 유사한 매트릭스로, UNDP(유엔개발계획) 등이 TNFD라는 자연과 관련된 위험을 보고하는 프레임워크를 2023년까지 제공할 예정이라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국가 중에서는 영국이 자연자본 회계 기준을 만들고 계정 작성을 위한 지침을 만드는 등 프레임워크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향후 10년 동안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자연에 관한 투자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는 활동에 제재를 가하는 정책과 인센티브를 적극 활용하기로 하는 합의를 도출하며 네이처 콤팩트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2020년에만 1220만㏊의 열대림이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산림청 탄소중립 전략에 따른 산림 벌채에 관한 논란이 뜨겁다. 학자들 및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견해가 전개되고 있는데, 팜유를 위한 기존의 산림 벌채에 관한 논의에 비추어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은 원래의 생태계가 갖는 모습을 가능한 한 유지하고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지현영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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