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의삶과철학]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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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칼럼에서 형이상학의 어원을 말했다.
형이상학에서 중요한 개념어 중 하나인 '실체'를 통해 형이상학 이야기를 좀 더 해 보자.
실체는 서양의 근세에 이르러 중요한 철학 개념어로 널리 쓰인다.
특히 실체를 중요하게 다룬 철학자는 데카르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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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라는 말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쓴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실체를 정의하고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개체가 진정한 실체라고 말했다. 이 사람 한 명, 저 개 한 마리가 실체인 것이다. 이 실체는 그리스어로 ‘우시아’(ousia)인데, 이는 ‘존재’ 또는 ‘존재하는 것’의 의미이다. 한 명의 사람이나 한 마리의 개처럼 존재하는 개체가 실체인 것이다.
실체는 서양의 근세에 이르러 중요한 철학 개념어로 널리 쓰인다. 근세의 철학자들은 대체로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개체를 실체로 보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근원에 있는 것, 더 궁극적인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실체를 중요하게 다룬 철학자는 데카르트이다. 그는 정신과 물질만을 실체로 인정했다. 정신은 생각이라는 특성을 가지며 물질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특성을 갖는데, 그 둘은 완전히 서로 다른 실체라고 생각했다.
정신은 공간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고 물질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이원론은 정신은 물질과는 다른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의 상식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는 정신은 뇌의 작용이라는 생각이 많이 퍼짐에 따라, 적어도 반성적인 철학적 성찰에서는 이원론은 힘을 많이 잃게 되었다.
최훈 강원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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