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王도 우려 표했다 "올림픽으로 코로나 확산할까 걱정"
나루히토(徳仁) 일왕이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2020 도쿄올림픽에 대해 처음으로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24일 NHK 등에 따르면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 니시무라 야스히코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나루히토 일왕의 근황을 전하며“올림픽을 둘러싼 정세에 대해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상황을 대단히 걱정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민으로부터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올림픽·패럴림픽 개최가 코로나 감염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조직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연계해 감염 방지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자들이 나루히토 일왕의 우려가 맞는지 재차 질문하자, 니시무라 장관은 “(일왕과) 매일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내가 직접 그렇게 느낀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했다.
정치에 개입할 수 없는 일왕이 궁내청을 통해 국내 현안에 대한 자기 의견을 밝히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2019년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명예총재에 추대된 나루히토 일왕은 그간 반대 여론이 고조되는 올림픽 관련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나오는 일왕 관련 뉴스는 도쿄(1964)·삿포로(1972)·나가노(1998) 올림픽 때처럼 일왕이 직접 개회 선언을 할 것이라는 보도 정도이다.
앞서 지난 2월 환갑을 맞아 실시한 기자회견에서도 일왕은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에 “세계 각국 사람들이 더 깊이 이해하고, 평화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과의) 교류를 통해 국제적인 시야를 넓힐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라는 의례적인 말만 했다. 심각한 코로나 유행 상황 때문에 도쿄 등 전국 주요 지역에는 긴급 사태가 발령돼 있던 때였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나루히토 일왕이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뉴스를 일제히 긴급 보도했다. 정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은) 니시무라 궁내청 장관의 생각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전·안심 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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