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PC가 위험해... 코인 채굴 바람에 그래픽 카드 절도 속출
지난 12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한 모텔.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2명이 현금 3만여 원을 내고 방을 빌렸다. 고성능 데스크톱PC 2대가 설치된 ‘커플 PC룸’이었다. 이들은 잠시 후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퇴실했다. 이들은 앞서 선택한 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 차례 객실을 옮겼다. 두 남성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겨 객실 점검에 나선 모텔 직원은 데스크톱 PC 안에 있던 400만원 상당 그래픽 카드 4개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24일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모텔 방범 카메라(CCTV)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 2명을 특정하고 이들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래픽 카드가 가상화폐 채굴(생성)에 대량으로 사용되면서 품귀 현상이 일어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를 채굴하려면 컴퓨터로 채굴 프로그램을 24시간 돌려야 하는데, 일반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중앙 처리 장치)보다 연산 능력이 뛰어난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폭등하며 지난해 10월 60만원대에 출시된 그래픽 카드의 중고 거래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인천 서구의 한 모텔에서는 20대 남성 2명이 그래픽카드 2개와 메모리카드 2개를 훔친 혐의(특수 절도)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4월에는 광주광역시 모텔에서 그래픽카드 4개(600만원 상당)를 훔쳐 중고로 되판 20대 남성이 입건됐다. 한 모텔 직원은 “코로나로 한때 PC방이 영업을 중단한 적이 있는데, 이런 손님을 모텔로 끌어들이기 위해 객실마다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들어있는 PC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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